4·15 총선을 앞둔 여야 공천 과정에서 청년이 사라지고 있다. 각 당의 공천이 진행 중이지만 20·30대(代)는 거의 보이지 않고, 40대도 드물다. 국민의 정치 개혁과 세대 교체 열망에도 불구하고, 여의도 정치에서는 정반대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과거 선거와 비교해도 악화일로이고,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30·40대 국가 지도자들이 속출하는 글로벌 추세와도 역행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일이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448명의 예비후보 등록자 가운데 20대는 아예 없고, 30대도 10명(2.2%)에 불과하다. 40대도 59명이어서 20∼40대를 다 합쳐도 15.4%에 불과하다. 미래통합당도 비슷하다. 20대가 2명, 30대가 30명으로 전체 647명 가운데 2030세대는 4.9%에 그쳤다. 40대(68명)를 포함해도 15.5%이다. 경선을 거치면 더 줄어들 것이다.

20대·30대는 미래 대한민국의 주역이면서, 최악의 불신을 받는 한국 정치의 쇄신 여부도 이들에게 달렸다. 한국 젊은이들은 문화·스포츠 등 각 분야에서 세계를 무대로 맹활약하지만 정치에서는 배척당하고 있다. 지금은 50대가 된 386세대 정치인들의 기득권과 ‘진입 장벽’ 폐해가 심각하다는 의미도 된다. 기회가 주어지면 창의적 변화를 가져올 청년 정치인은 의외로 많다. 미래통합당에 합류한 청년 정당 ‘브랜드뉴파티’ 조성은(32) 대표가 그런 사례다.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캠프 등에서 활동을 시작했지만, 진보 진영의 오만과 타락에 환멸을 느껴 보수 정당에 합류했다고 한다. “변절 대가로 공천을 받을 수 없다”며 출마 포기 의사도 밝혔다. 기득권 정치에선 보기 힘든 반듯한 자세다.

기존 정당들은 당선 가능성이라는 현실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청년대표를 무작정 공천하긴 힘들다. 그러나 미래통합당이 고육책으로 만든 ‘비례 위성정당’ 미래한국당에서는 후보 전원(全員)을 20·30대로 공천하는 획기적 결단을 할 수 있다. 우선, 보수 정당의 이미지를 혁신할 수 있다. 현재 15명 안팎 당선이 예상되는데, 실제로 20·30대 의원이 그렇게 탄생하면 통합당은 물론 정치권 전체를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위성정당이란 비판을 넘는 데도 도움이 된다. 공천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미스터트롯’ 방식의 창의적 공개 오디션으로 공천 순번까지 정하면 더 바람직하다. 그리고 국민에게 위성정당임을 당당히 밝히면서 아울러 죄송하다고 머리 숙이고, 총선 승리 뒤 선거법을 재개정해 이런 ‘편법 정치’ 요인을 없애겠다고 공약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