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간 머물며 네바다주 등 유세
시선 끌며 ‘주도권 잡기’ 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네바다주 코커스(당원대회) 경선(22일) 일정에 맞춰 나흘간 미 서부행을 택했다. 최근 박빙의 레이스가 펼쳐지고 있는 민주당 경선 흥행의 ‘김빼기’차원이다. 민주당에 쏠린 시선을 공화당과 자신 쪽으로 가져오기 위한 행보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부 방문 기간 동안 연일 선거자금 모금행사 및 대규모 유세집회를 하고 재선을 위한 지지층 결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18일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로 출발하면서 공화당의 올해 대선 흥행을 위해 자신의 “큰 목소리(big voice)”를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주에서 시작해 네바다주, 애리조나주, 콜로라도주로 이어지는 서부 방문 일정은 그간 자신 소유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를 제외하고는 외부 숙박을 즐기지 않던 트럼프 대통령으로서 “이례적 행보”라고 AP통신 등은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먼저 18일 캘리포니아주에서 2028 하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준비위원회를 찾아 모금행사 등 일정을 소화한다. 공화당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캘리포니아주 선거 캠페인에서 1400만 달러(약 167억원) 이상을 모금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AP통신에 귀띔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재선을 앞두고 선거자금 모금과 지지층 결집, 그리고 행정부의 업적 부각 등에 열을 올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CNN은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캘리포니아를 방문한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이라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그는 민주당의 네바다주 코커스를 하루 앞둔 21일에는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대규모 집회를 갖는다는 계획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아이오와주 코커스를 나흘 앞두고 아이오와주를 방문한 데 이어 11일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 전날에는 뉴햄프셔의 주도 맨체스터에서 대규모 집회를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프라이머리에 앞서 이 지역도 찾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경합주로 분류되는 플로리다주 데이토나비치에서 열린 자동차경주대회 ‘데이토나 500’에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두 번째로 참석해 지지자들에게 모습을 보였다. 이는 미국 개조자동차경기연맹(NASCAR·나스카)이 주최하는 이 행사의 보수층 팬을 겨냥한 행보로 풀이됐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