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당원의 15% 불과하지만
일부 지역에선 절대적 영향력
임미리 사태 등 강경대응 주문

더불어민주당의 열성 지지자로 분류되는 ‘온라인 당원’들이 21대 국회의원 총선거 판도를 뒤흔들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은 일부 지역구 경선 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데다 민주당의 총선 메시지와 전략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민주당 인사들에 따르면, 온라인 당원들은 지난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대규모로 입당한 이후 당내 여론 형성이나 경선 등에서 큰 위력을 보였다. 과거에는 입당 원서를 직접 오프라인으로 접수해야 했지만, 2015년 정당법이 개정되면서 온라인 입당이 가능해졌고 젊은 층이 중심이 된 온라인 당원이 10만 명 정도 모였다. 이들은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의 ‘팬덤’을 형성하는 데 주축을 담당했다는 게 민주당 인사들의 분석이다.

온라인 당원의 힘이 극명하게 드러난 것은 지난 2016년 8월 전당대회였다. 당시 원외였던 양향자 후보는 전국여성위원장 선거에서 재선 의원인 유은혜 의원을 14%포인트 차이로 눌렀다. 권리당원 투표에서 66.5%로 압도적인 득표를 한 게 원동력이었다.

이번 총선 경선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민주당 권리당원 86만여 명 중 온라인 당원은 15% 정도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친다고 당내 인사들은 말한다. 서울 지역 한 재선 의원은 “온라인 당원은 특히 수도권에 많다”며 “이들은 결집력이 강하고 지역에서 현역 의원의 입김도 전혀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안 처리 당시 기권한 금태섭 의원의 지역구(서울 강서갑)에 정봉주 전 의원에 이어 김남국 변호사를 이른바 ‘자객 후보’로 세우려는 움직임도 온라인 당원 조직이 중심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당원들은 최근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 칼럼 고발 사태와 관련해 당원 게시판, SNS를 통해 강경 대응을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열성 지지자를 지나치게 의식하면서 당이 중도층을 잃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