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경기 수원시 권선구 산업로에 자리한 두산로보틱스의 본사 겸 공장에서 사람의 팔 형태로 만들어진 협동로봇이 생산되고 있다. 이 협동로봇은 0.2뉴턴(N)의 힘을 감지하고 급제동도 할 수 있어 사람과 원활한 협업이 가능하다. 두산로보틱스 제공

- 두산로보틱스 ‘혁신 구현’

불과 20g 무게에도 감지·급제동
미세조정 가능, 정교한 작업‘OK’

日‘아이렉스’참가,공급계약 체결
올해 초 美 CES서 신기술 선보여

두산이 차세대 유망기술로 손꼽히는 ‘협동로봇’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2017년 신(新)시장 개척의 일환으로 협동로봇 시장에 진출한 후 2년여 만에 자체 기술로 8개 모델을 개발한 데 이어 유럽, 일본 등 20개국 판매망을 보유하게 된 것이다. 사람과 함께 일하는 로봇이라는 콘셉트의 협동로봇을 전문적으로 생산하고 있는 두산로보틱스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00% 성장했다. 두산로보틱스는 오는 2024년까지 세계협동로봇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 52%를 훨씬 넘는 100% 성장세를 꾸준히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사람의 곁에서 작업을 돕는 똑똑한 기계를 의미하는 협동로봇은 제조·서비스산업의 혁신을 이룰 ‘총아’로 꼽힌다. 두산로보틱스에 따르면 사람의 ‘팔’ 형태로 생긴 두산의 협동로봇은 일반 산업로봇과 달리, 현장 근로자와 불과 1m 떨어진 반경에서도 작업이 가능하다. 사람과 살짝 닿기만 해도 동작을 순식간에 멈춰 충돌에 따른 부상을 예방하는 기능을 구현했기 때문이다. 두산로보틱스의 M 시리즈 협동로봇이 감지할 수 있는 외부 힘의 크기는 0.2뉴턴(N)으로, 불과 20g 정도의 무게에도 로봇이 이를 감지하고 작업자와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급제동한다. 이를 위해 두산로보틱스는 6개에 달하는 협동로봇의 관절 축마다 힘을 감지할 수 있는 ‘토크 센서’를 탑재했다.

지난 16일 두산로보틱스 수원공장에서 만난 장준현 R&D센터 개발총괄 상무는 “두산 협동로봇의 동작 정밀도는 공식적으로 0.1㎜이지만 실제로는 더 미세하게 움직인다”며 “20g 힘도 감지할뿐더러 미세 조정이 가능해 사람의 손재주가 필요한 섬세하고 정교한 작업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업계 최고 수준의 충돌 감지력을 자랑하는 것은 물론, 모델에 따라 15㎏(최소 5㎏)까지 들어 올릴 수도 있다. 최대 작업 반경은 1.7m다. 일반 산업용 기계·로봇이 미세 조정이 어려워 사람과 함께 작업하기 어려운 단점을 개선한 게 협동로봇인 셈이다. 기존 산업용 기계·로봇은 안전대(안전 펜스)를 설치해도 작업자와 따로 분리된 환경에서 작업해야 한다. 두산로보틱스 관계자는 “협동로봇은 안전 펜스 없이도 작업자 곁에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큰 특징”이라며 “자유롭게 설치해 작업자와 업무 분담을 함으로써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작고 가벼워 이동이 쉬우므로 제조설비의 배치를 크게 바꾸지 않고도 자동화 구현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두산로보틱스가 지난해 4월 자동화 분야 북미 최대 전시회인 미국 ‘오토메이트(Automate) 2020’에 참가한 모습.

두산그룹은 지난 2014년 12월 협동로봇이 미래 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과감하게 로봇 개발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당시 협동로봇의 개념 자체가 생소했던 터라, 연구·개발(R&D) 인력 확보조차 쉽지 않았다. 장 상무는 “어려움 속에서도 두산의 미래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두산 유관 계열사에서 인재 5명을 찾아 연구·개발에 착수했다”며 “불과 6개월 만에 첫 프로토타입을 완성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5년 7월에는 협동로봇 사업 본격화를 위해 두산로보틱스라는 독립법인을 설립했으며 이후에도 200여 곳의 현장 답사와 국내외 로봇 전문가들에게 자문, 외부 연구진 영입 등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와 같은 노력에 힘입어 개발 착수 3년 만에 자체 기술로 4개의 협동로봇(M 시리즈)을 개발, 2017년에는 말에는 연간 1만 대 생산이 가능한 수원 공장을 준공해 본격 생산에 들어갈 수 있었다. 뛰어난 기술을 인정받은 덕분에 두산로보틱스의 협동로봇은 정식 제품 출시 1년 만에 국내 시장점유율 1위는 물론 유럽, 미국, 중국, 일본 등 세계 시장에서 입지를 빠르게 넓혔다.

두산로보틱스는 이 같은 성과에 머물지 않고 선진 유럽 기업들을 제치고 글로벌 선두기업으로 우뚝 서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지난 2018년 6월 두산로보틱스는 독일 뮌헨에서 열린 유럽 최대 규모 로봇·자동화 분야 전시회인 ‘오토메티카 2018’에 참가, 즉석에서 100여 개 업체와 파트너십 체결 등을 진행했다. 2018년 12월에는 중국 시장의 문을 두드렸고 지난해 4월에는 미국 오토메이트 전시회를 통해 북미 시장에 공식 진출했다. 지난해 12월엔 로봇 강국인 일본 ‘아이렉스(iREX) 2019’에 참가해 공급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올해 초에는 두산그룹과 함께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인 미국 CES 2020에 참가해 두산로보틱스의 협동로봇을 선보였다. 장 상무는 “지난해 업계 최고의 스피드를 자랑하는 A 시리즈 4종을 더 출시해 총 8종의 제품군을 보유하게 됐다”면서 “2024년까지 세계 협동로봇 시장 연평균 성장률 52%를 훨씬 웃도는 100%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원 = 곽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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