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방역과 함께 신종 코로나 사태에 따른 민생경제 침체를 타개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을 내각에 지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무회의서 위기 강조

“對中수출 감소 경제 큰 타격
전례 따지지 말고 대책 강구”

정부는 “심리탓” 이라지만
한국경제 더블딥 우려 커져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사태와 관련, “비상경제 시국이라는 상황 인식을 갖고 엄중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전례가 있다, 없다를 따지지 말고 생각할 수 있는 대책들을 모두 꺼내놓고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할 것”이라며 “어떤 제한도 두지 말고 예상을 뛰어넘는 정책적 상상력을 발휘해 주길 바란다”고 내각에 특별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당장 중국과 연계돼 있는 공급망과 생산활동이 차질을 빚고 있고 우리 수출 비중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에 대한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관광, 문화, 여가 등 서비스업 타격도 심각한 상황으로 소비와 내수가 크게 위축되고 있으며 기업들과 자영업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의결하는 1차 예비비는 시작일 뿐이고 예산 조기 집행은 마땅히 해야 하는 기본적인 조치로, 이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구체적인 대응책도 조목조목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강력한 지원책을 준비해 주길 바란다”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에 대한 특별금융지원과 세 부담 완화를 위한 과감한 조치들, 소상공인들의 임대료 걱정을 덜어드릴 수 있는 조치들이 신속히 강구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기업들의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한 인센티브 확대와 더욱 과감한 규제혁신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주길 바란다”며 “위축된 국내 소비를 진작시킬 필요가 있다. 소비쿠폰이나 구매금액 환급과 같은 소비진작책과 함께 전통시장, 골목상권, 지역경제 활력을 위해 필요하다면 파격적 수준의 지원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과도한 공포와 불안은 경제를 더욱 어렵게 한다”며 “정부 대응을 믿고 위생수칙을 지키면서 정상적인 경제활동과 일상생활로 복귀해 주신다면 경제회복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실물 경제가 급격히 주저앉을 조짐을 보이는데도, 정부가 근본적인 정책 기조 전환 없이 단기 대응에 치중하면서 경기 악화의 원인을 심리 위축 등 외부 탓으로만 돌린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전날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9%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정부의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2.4%) 달성은 사실상 물 건너간 것”이라고 분석한다. 일각에선 ‘더블 딥’(경기 회복 속 재하강) 우려도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규제 개선 등을 통해 산업 생산성 제고와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게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말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