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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28)·유서원(여·27) 커플

저(서원)와 예비신랑은 초등학교 동창으로 만나 오는 5월 부부의 연을 맺게 됩니다. 암(癌) 때문에 순탄치 않았던 8년의 연애 결실을 보는 거죠.

저희는 초등학교 2학년 때 같은 반이었습니다. 또 같은 아파트, 같은 동에 살아 다른 친구들보다 친하게 지냈죠. 그러다 예비신랑이 초등학교 3학년 때 이사 가면서 연락이 끊겼어요. 중학교 때 인터넷을 통해 다시 연락이 닿아 짧은 기간이지만 연애도 했죠. 이후 헤어지고 나서도 저희는 친구로 지냈어요. 서로 첫사랑이라는 마음을 간직하면서요.

그러다 스무 살, 대학생이 됐을 때 예비신랑에게서 갑자기 연락이 왔어요. 예비신랑은 저에게 “아직도 너를 좋아하는 것 같아, 아니 좋아해!”라고 고백했어요. 고백이 당황스러웠지만 싫지는 않았죠. 중학교 때 헤어지고 나서도 문득문득 예비신랑이 생각났거든요. 저희는 다시 연애를 시작했죠.

연애 시작한 지 100일도 채 안 됐을 때, 제가 악성 림프종(2기)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앞으로 예비신랑에게 예쁜 모습을 보여주기는 틀렸다고 생각했고, 제가 예비신랑에게 짐이 될 거라고 생각했죠. 예비신랑에게 헤어지자고 했어요.

예비신랑은 헤어지자는 제 말에 고개를 떨궜어요. 그러더니 ‘뚝’, 바닥에 눈물을 떨구지 않겠어요. 처음 본 예비신랑의 눈물이기도 해요. 예비신랑은 저에게 “절대 너와 헤어지지 않을 거야”라고 말했어요. 예비신랑의 그 말이 고마웠고, 그 덕에 조금 덜 미안해하면서 예비신랑에게 기댈 수 있었거든요.

이젠 항암치료도 잘 마쳤고, 머리카락도 다 자랐어요. 예비신랑은 당시 입대까지 미루고 저를 간호해줬어요. 아니 지켜줬어요. 이제 결혼만 앞두고 있어요. 예비신랑을 만나 제 삶의 드라마가 해피엔딩이 된 거죠.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