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예산 2조 4000억 반영
사전점검으로 부정 수급 차단

올해 농정에서 가장 주목받는 사업은 바로 공익형직불제의 도입·시행이다.

1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전날 업무보고에서 농식품부는 공익형직불제를 올해 중점추진과제로 꼽고, 이 제도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한 정책 목표를 공개했다. 공익형직불제는 쌀 변동직불금(쌀 가격 보전을 위해 쌀농가에 지급되는 보조금) 등 기존 9개 직불금 중 6개 직불금이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제정된 ‘농업농촌공익직불법’에 따라 ‘농업농촌공익증진직불제’로 통합된 것을 일컫는다. 쌀에 편중된 직불금이 형평성 논란을 일으키는 것은 물론 쌀 수급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에 따라, 이를 통합해 쌀 중심의 농사에서 타작물 농사로의 전환을 촉진하고, 환경과 생태 보전 등의 농업·농촌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관련 예산은 지난해 국회에서 최종 2조4000억 원이 반영됐다.

농식품부는 이번 업무보고에 지급 기준·방식과 함께 그간 우려가 제기된 직불금 부정수급을 차단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먼저 ‘소농직불금’은 우리 농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규모 농가의 소득안정을 위해 0.5㏊ 이하 소규모농가는 경지면적에 관계없이 연 120만 원 수준에서 지급하되, 일정 자격요건을 충족한 농업인으로만 대상을 한정한다. 농촌거주 및 영농기간이 3년 이상 돼야 하고, 농외소득이 일정액 미만 등일 때만 주도록 했다. 그 외 농업인의 ‘면적직불금(0.5㏊ 초과)’은 경지면적이 작을수록 높은 단가를 책정하고, 쌀 과잉생산 개선과 식량자급률을 제고하기 위해 논·밭 진흥지역의 단가도 동일하게 적용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농업·농촌의 공익적 역할을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농약과 비료사용량의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환경관리, 생태계보전, 공동체활동, 먹거리 안전 등 농업인 준수의무를 강화해야 지급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정부는 공동체 활동 등 신규 도입 의무는 현장 수용성을 감안해 연차별로 적용할 예정이다.

부정수급 여부 판단도 과거엔 직불금을 지급하고 난 뒤에 이뤄졌지만 올해부터는 사전점검 방식으로 전환했다. 직불금 신청 시 보조사업 이력데이터베이스(DB)를 비교해 필지별로 신청자와 경작자의 일치 여부를 시스템상에서 확인해 일치하지 않는 경우, 신청자가 경작사실확인서·임대차계약서 제출 등을 통해 소명토록 해 직불금 부정수급 가능성을 선제 차단하는 방식이다. 또 농지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농지이용실태조사 대상을 확대하고, 수탁 시 기존 임차 관계를 인정하고 농지 면적 제한을 폐지하는 등 제도도 개선해 농지은행 수탁을 촉진할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이 같은 시행방안을 이달 중으로 확정하고,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을 4월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