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9일 유니버설발레단 ‘스페셜 갈라’에 참여한 무용수들이 공연을 마친 후 인사를 하고 있다.

- 특별했던 유니버설발레단 갈라

라카라,손짓·발짓 떨림에 감탄
골딩과 역동적인 무대도 선봬
창작 ‘춘향’ 공연…고난도 기교

유니버설발레단의 ‘스페셜 갈라(8, 9일 유니버설아트센터)’는 이름대로 특별했다. 국내외 정상급 무용수들이 고전, 신고전, 모던, 창작 등 모든 발레 장르를 아우르는 춤의 매력을 다채롭게 선보였기 때문이다.

공연 전부터 화제가 됐던 루치아 라카라 - 매튜 골딩 커플의 호흡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 수석 무용수를 지낸 라카라는 신체 조건이 완벽에 가깝다는 평을 듣는 발레리나이다. 고전 발레 대명사인 ‘백조의 호수’에서 손짓, 발짓의 떨림 하나까지 백조의 느낌을 전해줘 감탄을 자아냈다. 영국 로열발레단 수석무용수를 지낸 골딩은 라카라와 함께 파드되(2인무)의 우아한 하모니를 선사했다. 두 사람은 자유롭고 역동적인 모던 발레 ‘파인딩 라이트(Finding Light)’ 무대도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여 열광적인 박수를 받았다.

슈투트가르트발레단에서 각기 수석무용수로 활약하고 있는 강효정- 제이슨 라일리는 ‘로미오와 줄리엣’ 발코니 파드되를 통해 사랑을 표현했다. ‘오네긴’ 파드되에서는 엇갈린 사랑의 운명에 절규하는 감정 연기를 고난도의 기교에 담아냈다.

이날 공연은 유니버설발레아카데미 소년 소녀들이 개막 무대를 꾸몄으며, 발레단 수석무용수 5명이 단원들과 함께 참여했다. 간판스타 강미선은 이현준과 호흡을 맞춰 이 발레단을 대표하는 창작 발레인 ‘춘향’의 해후 장면을 선보였다. 동작 하나하나가 한복의 아름다운 선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관객을 빠져들게 했다. 특히 두 사람은 고난도의 리프팅을 선보여 갈채를 끌어냈다.

손유희는 콘스탄틴 노보셀로프와 함께 ‘잠자는 숲속의 미녀’ 그랑 파드되를 선사했다. 여성 무용수의 난도 높은 기교를 남성 무용수가 뒷받침하는 아다지오의 힘을 보여 준 무대였다. 최근 한국발레협회 ‘프리마 발레리나상’을 수상한 솔리스트 최지원은 드미솔리스트인 알렉스 세이트칼리예프와 호흡을 맞췄다. 두 사람은 신고전 발레 ‘루쓰, 리코디 퍼 두에’를 통해 신체 언어의 다양한 감정을 표현했다.

홍향기는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인 최영규와 함께 ‘사타넬라’ 베니스 카니발로 1부 휘날레를, ‘돈키호테’ 그랑 파드되로 2부 휘날레를 장식했다. 각기 기교를 선보이는 바리에이션, 32회전 푸에테 등에서 절정의 실력을 과시했다.

이날 공연은 발레단 설립자인 문선명(1920∼2012) 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 헌정 무대였다. 발레단은 이날 영상을 통해 “설립자는 1960년대에 리틀엔젤스 예술단을 통해 한국을 세계에 알렸다”며 “특히 1984년 발레 불모지였던 한국에 첫 민간직업발레단을 창단해 세계 정상급 발레단으로 성장시켰다”고 설명했다. 문훈숙 단장은 “설립자 유지를 받들어 한국 문화예술을 드높일 수 있는 발레 명가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글·사진 =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