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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력 바탕 사교육 올인
영재고 입시 출제문항 79.3%
중학교 교과과정에 없는 내용

“학원·과외로 훈련받은 학생만
특목고 진학한다” 비판 목소리

미취학 아동부터 시작되는 사교육은 고등학교·대학교 입시에도 여전히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자녀가 어릴 적부터 사교육에 재력을 집중 투입해 자녀를 명문대에 보내는 드라마 ‘스카이캐슬’의 내용은 허구가 아닌 현실이라는 지적이다.

10일 교육계에 따르면, 영재 육성을 위해 설립된 영재고의 입학시험에도 사교육 힘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수학, 과학 시험 문제가 중학교에서 배울 수 있는 범위를 넘어 출제되기 때문에 따로 사교육을 받지 못하면 합격이 어렵다는 것이다.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2019학년도 영재고 입시 수학 문항을 분석한 결과, 문항의 55.2%(132문항)가 중학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출제 문항의 79.3%를 이런 문제로 채운 학교도 있었다. 교과과정보다 앞선 내용을 가르치는 선행학습은 공교육정상화법(선행학습금지법)으로 금지돼 있다.

서울 대치동 학원가에서는 영재고 입시 문제가 올림피아드 문제와 유사해 올림피아드 준비가 입시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정설로 통한다. 2019년도에는 서울과학고에 입학한 128명 가운데 62명(48.4%)이 강남 대치동의 특정학원 출신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교육으로 훈련된 학생들이 영재고에 진학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다수 대학에서 실시하는 수시 면접고사도 사교육 없이는 통과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크다. 지난해 10월 진학사가 고3 수험생 87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60% 이상이 사교육을 통해 수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매달 30만∼50만 원을 쓰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도 18.0%에 달한다. 현재 구술, 심층, 영어면접 등 수시면접 학원의 수강료는 시간당 8만∼10만 원에 이른다. 유명 강사의 수업은 회당 20만∼30만 원인데, 정보력이 없으면 신청조차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 최근주·정현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