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현대차 ‘스톱’ 6일 오전 휴업에 들어간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내 트럭공장에 불이 꺼져 있다.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으로 중국산 부품 공급이 차질을 빚자 이달 12일까지 휴업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中공장 조기 재가동 위해 총력
대사관 동원 中지방정부 설득

제3국 통한 부품 수급 지원에
국내대체생산 연장근로 허용도
현장선 “실효성 떨어져” 푸념
“단기간에 脫중국 하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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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에 따른 자동차 부품 수급 차질을 해소하기 위해 특별연장근로 허가와 시설투자·경영안정자금 지원 등의 대책을 내놨지만, 실효성은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업계에선 “우한 폐렴이 잦아들어 중국 정부가 공장 재가동을 허락하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푸념이 나온다.

정부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경제장관회의’에서 ‘우리 완성차 및 부품업체에 대한 긴급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대책은 중국 현지 생산 조기 재가동, 국내 대체 생산 지원, 중국 외 제3국 대체생산 지원의 3개 축으로 이뤄졌다. 우선, 중국 현지 공장을 조기에 가동할 수 있도록 주중대사관과 제조업체 등을 총동원해 중국 지방정부를 설득하기로 했다. 중국 내 부품생산 재개 시 국내에 빠르게 공급될 수 있도록 24시간 통관을 지원하는 한편, 수입 심사 때 서류제출 등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부품기업의 국내 대체생산을 위해서는 시설투자 및 경영안정자금을 공급하고,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한다. 인력 확충을 위해 퇴직인력 채용 시 1인당 훈련비 200만 원, 인건비 연 2250만 원도 지원한다. 아울러 베트남·캄보디아 등 중국 외 제3국에서 생산된 부품도 신속히 국내에 들어올 수 있도록 돕기로 했다. 현대차는 중소부품업체에 1조 원의 자금을 지원한다.

정부가 고육지책으로 대응 방안을 내놓긴 했지만 당장 급한 불을 끄기엔 역부족이란 평가다. 수급 재개를 위한 가장 빠른 방법은 중국 내 공장 재가동인데 우리 정부가 중국 정부와 협의한다고 해도 우한 폐렴 확산이 진정되지 않는 한 쉽지 않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정부 역시 “산둥성 정부 요구에 따라 공장 가동재개를 위한 방역조건으로 약 15만 장의 마스크가 필요하지만, 중국 현지 대량 확보가 곤란한 상황”이라며 “추가임금으로 현지 근로자를 모집하고 있으나 공포감에 출근을 거부하는 근로자가 다수 발생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설령 공장 가동이 재개된다 해도 국내 조달까지 이뤄지려면 막혀 있던 내륙, 해상, 항공 운송로가 모두 뚫려야 한다.

동남아 등 제3국을 통한 부품 수급도 생산 규모나 품질 등을 고려하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시점에서 그나마 가능한 수단은 국내 가동뿐인데, 연장근로 등을 통해 인력을 충원하더라도 중국 생산량의 100%를 채우긴 불가능한 구조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가장 시급한 건 중국 현지 생산을 조기에 재가동하기 위한 인력투입”이라며 “우리 정부가 요청한다고 해서 중국 정부가 허용할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부가 돕고 싶어도 지금으로썬 별 뾰족한 수가 없는 게 사실”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면 국내로 돌아오거나 중국 외 글로벌 소싱을 통해 부품 조달 창구를 다변화해야 하는데 거리나 비용 문제를 고려하면 단기간 내 탈(脫)중국을 하기는 어렵다는 게 딜레마”라고 말했다.

박수진·김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