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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애착은 양이 아니라 질… 퇴근후 30분 ‘진하게’ 놀아주세요
▶▶ 독자 고민
27개월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입니다. 육아휴직 후 복직한 지 3개월이 됐습니다. 아직도 아침마다 잘 떨어지지 않으려는 아이를 떠밀다시피 어린이집에 맡기고 출근하면 종일 일이 손에 안 잡힙니다. 만 3세까지는 부모가 옆에 있는 게 좋다는데, 이렇게 아침마다 생이별을 하는 게 아이 발달에 해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매일 저만 기다리고 있을 아이 생각에 하루에도 수십 번 퇴사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 솔루션
참 버거운 워킹 맘의 현실이네요. 27개월이면 아직 부모랑 떨어지는 게 힘들 때입니다. 그런데 이 분리불안은 부모에게도 나타납니다. 어떤 경우는 아이보다 심합니다. 아이는 헤어질 때만 힘들어하고 비교적 잘 지내는데 어떤 엄마는 종일 아이 걱정에 휩싸여 있습니다. 특히, 애착의 중요성이 강조되다 보니 일하는 것에 대해 죄의식을 갖는 워킹 맘들도 많습니다.
과연 아이를 두고 일을 하는 것 자체가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까요? 생물학자 로버트 사폴스키는 갓 태어난 쥐 몇 마리를 21일 동안 매일 15분 정도 격리한 다음에 다시 어미에게 보내는 실험을 했습니다. 실험결과 분리를 경험했던 쥐들이 24시간 어미 옆에서 자란 쥐들에 비해 더 용감하고 스트레스에 덜 민감하게 자라났습니다. 인간의 애착도 마찬가지입니다. 많은 사람이 ‘안정적 애착’은 애착 손상을 받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크나큰 오해입니다. 애착이란 굳은살과 같습니다. 손상되지 않았기에 단단한 것이 아니라 수없이 손상되지만 다시 복구되기 때문에 단단해집니다.
중요한 것은 회복입니다. 위 실험에서 분리를 겪은 새끼들이 더 건강해진 것은 분리 때문이 아니라 재결합했을 때 어미 쥐들이 새끼들을 더 감싸 안고 핥아주는 돌봄 행동을 적극적으로 보였기 때문입니다. 애착은 양이 아니라 질입니다. 늘 옆에 있는 게 핵심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아이의 마음을 반영해주는 시간이 중요합니다. 힘드시겠지만 퇴근 후 20∼30분 정도 ‘애착놀이’ 시간을 갖는 것을 권해봅니다. 밀도 있고 깊이 있게 아이와 놀이 시간을 갖는 것입니다. 자세한 방법은 인터넷이나 책을 참고하면 충분합니다. 남편과 함께 공부하고 교대로 진행해 보세요. 그리고 잠을 재울 때 함께 누워서 아이의 마음을 물어보세요. 오늘 아침에 엄마랑 헤어질 때 마음이 어땠는지, 엄마 생각이 얼마나 났는지, 어린이집에서 친구랑 어떤 일이 있었는지 등을 물어보세요. 아이 마음을 궁금해하고 잘 헤아려주는 것만큼 애착에 좋은 것은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퇴사에 대한 고민은 아이가 36개월이 될 때까지 미뤄놓으면 좋겠습니다. 보통 3세 전후가 되면 엄마도 아이도 분리불안이 많이 해소돼 각자의 생활에 적응이 되기 때문입니다.
문요한 정신과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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