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 쉽게 전염” 의견
명확한 치사율은 알지 못해
정확한 피해 산정은 어려워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전 세계에서 대유행(pandemic) 전염병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나오고 있다. 미국이 중국발 외국인 입국금지를 위해 자국행 항공 승객의 중국 방문 여부에 대한 ‘전수조사’를 시작하는 등 전 세계가 대중국 봉쇄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2일 뉴욕타임스(NYT)는 전 세계 전염병 전문가들의 견해를 인용해 우한 폐렴이 전 세계적인 대유행 병으로 확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NYT에 따르면 전염병 전문가들은 아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얼마나 치명적인지 알지 못해 정확한 피해 규모를 산정하기는 어렵지만 우한 폐렴이 인간 간에 쉽게 전염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매우, 매우 전염성이 있고 대유행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대재앙(catastrophic) 수준이 될지는 모르겠다”며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가 대유행할 때 멕시코에서는 지구 종말 이야기까지 나왔지만 그 정도로 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토머스 프리든 전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소장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억제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며 “다른 독감이 그러하듯 우한 폐렴도 확산하겠지만, 얼마나 광범위하고 얼마나 치명적일지는 여전히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홍콩 최고 전염병 전문가인 원콕윙 홍콩대 교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전염이 ‘제3의 물결’에 진입했다”고 밝혔고, 마샤오웨이 중국 국가보건위원회 주임이 “바이러스의 전염력이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우한 폐렴 대유행 위기 속에 미국은 자국행 항공기 승객의 중국 방문 여부를 확인하는 등 탑승절차를 대폭 강화했다. 미국 국토안보부(DHS)가 이날 내놓은 규정에 따르면 공항 당국자들은 모든 미국행 승객에게 최근 14일 이내에 중국 본토를 방문한 적이 있는지 물어야 하고 필요할 경우 여권을 조사할 수 있다. 앞서 미 정부는 최근 2주 내 중국을 방문한 외국인의 경우 예외적 사례를 제외하고 미국 입국을 차단한다고 발표했다. 또 2주 내 중국을 방문한 이가 미국인일 경우 귀국 시 입국 공항을 뉴욕,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등 7곳으로 제한해 강화된 검사 절차를 거치도록 했다. 미국 외에도 2일 현재 전 세계 71개국이 우한 폐렴과 관련해 중국인의 입국금지 등 제한 조치를 실시하고 있다.

박준우·김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