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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가람(53)·백혜정(여·37) 부부

저(가람)와 제 아내는 16살 차이입니다. 사실 저는 아내의 나이를 알고 이별을 준비했습니다. 저 자신도 납득하기 어려운 나이 차이라고 생각했거든요.

10여 년 전 어느 4월 벚꽃이 활짝 핀 공원에서 아내를 처음 봤습니다. 한 여자가 자전거를 타고 제 앞을 지나갔죠. 그때 전 그동안 느껴보지 못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요즘 말로 ‘심쿵’, 심장이 두근거렸죠. 저는 바로 자전거가 가는 방향으로 뛰었습니다.

여자가 탄 자전거는 한 편의점 앞에서 멈췄습니다. 여자는 그곳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지금 제 아내 혜정 씨였죠. 그날 이후 저는 그 편의점 단골이 됐습니다. 8개월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 저는 편의점 손님으로 아르바이트생 혜정 씨를 만났습니다. 직접 쓴 시(詩)도 선물하며 저희는 연인으로 발전했습니다.

연애를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서로의 나이를 알게 됐습니다. 헤어지기로 마음먹고 이별 편지와 시를 준비해 혜정 씨 집 앞에 찾아갔죠. 결과적으로 저는 그날 혜정 씨에게 이별 대신 ‘행복’을 통보하고 왔습니다. 제 부름에 나온 혜정 씨에게 다짜고짜 “제가 앞으로 당신이 얼마나 행복할 수 있는지 알려주겠다”고 말하고 간 거죠.

나이 차이로 혜정 씨 부모님께 결혼을 허락받는 게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걱정과 달리 장인은 “나이가 무슨 상관이냐”며 저희의 결혼을 허락해주셨습니다. 2009년 6월 결혼식을 올리며 부부가 됐죠. 지금 저희 부부는 4명의 아이를 둔 부모가 됐습니다. 저는 제 인생에서 아내를 만난 게 가장 큰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저희의 결혼을 허락해주신 고인이 된 장인께 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