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영향으로 세계 증시가 요동친 가운데, 28일 오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러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급락세를 가리키고 있다. 김낙중 기자

- 국내외 금융시장 강타

美·日·유럽 글로벌 증시 급락
中은 연휴 내달 2일까지 연장
원유 수요 감소 전망에 하락

이미지 크게보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공포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국내외 금융시장이 꽁꽁 얼어붙고 있다. 설 연휴 기간 글로벌 증시가 급락한 데 이어 28일 오전 국내 증시는 이틀간의 휴장을 끝내고 개장하자마자 빠른 속도로 추락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61.37포인트 (2.73%) 하락한 2184.76, 코스닥 지수는 22.20포인트(3.24%) 폭락한 663.37을 기록했다. 코스피 지수는 2.40% 내린 2192.22에 장을 열어 점차 낙폭을 키우고 있다. 일본 닛케이 225 지수는 27일 아시아 주요국 증시 중 나 홀로 개장해 2.03% 급락한 데 이어 이날 오전 10시에도 전일 대비 0.95% 떨어진 상태다. 27일 미국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57%, 나스닥 지수는 1.89% 급락했다. 범유럽지수인 유로스톡스 50 지수도 2.68% 폭락했다. 중국 상하이(上海), 홍콩, 대만 증시는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가 이어져 열리지 않고 있다. 중국이 춘제 연휴를 2월 2일까지 연장하면서 휴장도 길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우한 폐렴 리스크가 국내 증시에 집중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금융시장 불안으로 환율이 급등하는 한편 금, 엔화 등과 같은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다시 몰리고 있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10시 현재 전 거래일 대비 8.9원(0.8%) 오른 1177.6원에 거래됐다. 같은 시간 한국거래소에서 금 현물 1g 가격은 1.9% 오른 5만9720원을 기록했다. 27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0.4% 상승한 1577.4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2013년 4월 이후 약 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 국채 가격도 강세를 보였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1.60%까지 떨어지며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우한 폐렴이 원유 수요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로 하락했다. 27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1.9% 하락한 53.1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정부는 긴급회의에 나섰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8일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올해 예산에 반영된 방역대응체계 구축운영비 67억 원, 검역·진단비 52억 원, 격리치료비 29억 원 등 총 208억 원의 방역대응 예산을 신속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송정은·박세영·박민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