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환 하사 전역 후폭풍… 법정 간다

“인권침해”vs“타당조치”
육군 결정에 찬반 논쟁
하사 측, 법정투쟁 예고

현역 군인으로는 처음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은 변희수(22) 전 육군 하사가 군에 남고 싶다는 본인 희망과 달리 23일 전역 조치되면서 논란과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변 전 하사 외에도 현재 군엔 성전환을 고민하는 ‘젠더 디스포리아’(성별 불쾌감) 군인이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성전환자의 군 복무 여부에 대해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소수자 인권 관련 39개 단체가 참여하는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은 변 전 하사의 전역 결정이 내려진 22일 “성소수자의 존재를 부정하고 인권을 침해하는 군의 결정을 규탄한다”는 입장을 냈다. 이 단체는 이날 군이 국가인권위원회의 긴급구제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고 전역심사위원회를 열자 “변화는 어렵고, 군의 특수성을 말하며 우려하는 세력도 늘 있을 것”이라며 “그러한 도전과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뜻을 모아낼 때 비로소 오늘날의 시대정신인 인권병영의 가치에 다가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단체는 “사회의 변화만큼 빠르지는 못하더라도, 우리 군도 새 세상을 맞이할 준비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반면 보수 성향 안보단체와 종교계는 군의 결정이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김영길 바른군인권연구소 소장은 “군이란 큰 조직은 규정과 방침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다”며 “규정에 따른 전역 조치는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또 “군은 국가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이기 때문에 군 내 질서와 다수 구성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성전환자의 군 복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변 전 하사가 군 복무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향후 법정 투쟁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22일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인권위 조사 결과가 나오고 인사소청도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행정심판을 진행해서 판단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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