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재계 서열 5위의 롯데그룹을 일구고 지난 19일 별세한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영결식이 엄수된 22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 영결식장에서 유가족들이 고인의 영정 앞에 헌화하고 있다. 고인을 모신 운구차는 생전 고인의 숙원사업이었던 롯데월드타워(오른쪽 사진)를 한 바퀴 돌아 장지인 울산 울주군 선영으로 향했다. 곽성호 기자

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발인… 울산 선영서 영면

유가족·친지 등 1500명 참석
롯데월드 콘서트홀서 영결식

“일으킨 사업 경제 받치는 기둥
이시대 위대한 선각자·개척자”

100여 년 세월, 롯데그룹을 일군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가족들과 영원한 이별을 고했다. 지난 19일 별세한 신 명예회장은 22일 발인과 영결식을 끝으로 고향인 울산 울주군 선영에 영면했다.

롯데그룹은 이날 오전 신 명예회장 장례식장이 마련된 서울 송파구 서울 아산병원에서 발인식, 잠실 롯데월드몰 콘서트홀에서 영결식을 진행한 데 이어 오후 장지인 울산 선영에 고인을 안장한다고 밝혔다. 이날 아침 일찍 장남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의 아들 신정열 씨와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아들인 신유열 씨가 각각 영정과 위패를 들고 장례식장을 나섰다. 뒤를 이어 신동주·신동빈 형제와 큰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고인의 부인인 시게미쓰 하쓰코(重光初子) 여사, 며느리들이 눈물을 훔치며 장례 행렬을 뒤따랐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엄수된 영결식에는 유가족·친지와 명예장례위원장인 이홍구 전 국무총리 등 1500여 명이 참석해 고인을 기렸다. 이 전 총리는 추도사에서 “고인이 일으킨 사업들은 지금 대한민국의 경제를 떠받치는 기둥이 됐다”며 “고인은 우리 시대의 위대한 선각자였고, 국가 경제의 미래를 내다보고 그 토양을 일군 개척자였다”고 애도했다.

해외출장으로 참석하지 못한 공동 명예장례위원장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대독을 통해 “대한민국은 고인의 큰 업적을 바탕으로 세계 11위의 경제 대국을 만들 수 있었고, 세계에서 일곱 나라밖에 없는 ‘30-50 클럽’(국민소득 3만 달러, 인구 5000만 명 이상인 국가)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리게 됐다”며 “고인이 남기신 불후의 업적을 더 크게 키우고 경제발전의 기둥으로 삼아 더 큰 대한민국 경제를 일으키리라 다짐한다”고 추모했다.

신동주 회장은 추모객 인사말을 통해 “아버지는 분신인 롯데그룹 직원과 롯데 고객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평생을 바치신 분”이라며 “아버지 생전에 베풀어 주신 여러분의 호의에 거듭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가족들도 앞으로 선친의 가르침을 가슴 깊이 새기며 살아가겠다”고 인사했다.

신동빈 회장도 인사말에서 “아버님은 타지에서 많은 고난과 역경 끝에 성공을 거두셨을 때도 조국을 먼저 떠올리셨고, 기업이 조국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생각을 평생 실천하셨다”며 “아버지의 모습을 통해 기업인의 사명감과 책임감을 배웠다”고 회고했다. 그는 또 “아버지는 성공과 실패를 모두 떠안는 책임감을 보여주신 분”이라며 “아울러 따뜻한 가장이셨다. 장남으로 어린 나이부터 가족을 위해 많은 고생과 시련을 겪으셨으며, 가족을 향한 아버지의 헌신과 사랑을 보면서 진정한 어른의 모습을 배웠다. 아버지는 한마디로 정말 멋진 분”이라고 회상했다. 영결식을 끝낸 뒤 운구 차량은 고인의 평생 숙원사업이었던 롯데월드타워를 한 바퀴 돈 뒤 장지인 울주군 선영으로 향했다.

임대환·송정은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