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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소재·젊은 감각 무장
임상춘 작가 ‘동백꽃 필 무렵’
이신화 작가 ‘스토브리그’ 등

재기발랄한 신인들의 등장에
활로 개척 기대감도 커졌지만
오리지널 창작물 줄어 우려도

드라마 시장에 활력이 돌고 있다. 새로운 소재로 무장한 신진 작가가 대거 등장하며 뻔한 사랑놀음 일색이었던 드라마의 판도가 달라지는 모양새다.

신인 드라마 작가들의 저력은 지난해부터 돋보였다. 2017년 장편 데뷔작 ‘쌈, 마이웨이’로 등장한 임상춘 작가가 쓴 KBS 2TV ‘동백꽃 필 무렵’은 2019년을 대표하는 드라마로 자리매김했다. 비슷한 시기에 방송된 KBS 2TV ‘조선로코-녹두전’의 임예진, 백소연 작가 역시 이 작품으로 데뷔전을 치렀다. 동명 웹툰을 바탕으로 한 MBC ‘어쩌다 발견한 하루’의 송하영, 인지혜 작가도 이 드라마를 통해 드라마 시장에 첫 발을 내디뎠다.

그 바통은 SBS ‘스토브리그’(왼쪽 사진)의 이신화 작가가 이어받았다. 이 작품의 시놉시스로 2016년 MBC 극본 공모에 당선된 것으로 알려진 이 작가는 실제 프로야구단의 자문을 받으며 물 샐 틈 없는 대본을 빚고 있다. 이외에도 tvN ‘블랙독’(오른쪽)의 박주연, JTBC ‘검사내전’의 서자연, 이현 역시 이번에 장편 데뷔 무대를 치르는 작가들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는 말이 있듯, 새로운 소재가 새로운 작가를 만나니 시너지 효과가 난다. ‘스토브리그’는 대한민국 최초로 프로야구단 비시즌 이야기를 그려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블랙독’은 기간제 교사가 겪는 설움뿐만 아니라 실제 교단에 선 교사들이 느끼는 어려움을 사실적으로 표현해 공감을 샀다.

드라마 업계는 신진 작가의 등장을 크게 반긴다. 기존 작가들의 집필료가 천정부지 오른 상황 속에서 재기 발랄한 신인들과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한 중견 외주제작사 대표는 “요즘 이름값 있는 작가들의 회당 집필료는 5000만 원에 육박한다. 20부작 기준으로 작가에게 주는 집필료만 10억 원”이라며 “젊은 감각의실력파 신인을 기용하면 제작비를 크게 절감하며 작품의 톤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조금 더 지켜보자”는 신중론도 존재한다. 최근 웹툰이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가 늘어난 반면 오리지널 창작물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로코-녹두전’ ‘어쩌다 발견한 하루’는 웹툰에 기반을 뒀고, ‘검사내전’ 역시 현역 검사가 쓴 동명 에세이에서 시작됐다. 활자화된 글이 드라마로 옮겨 가는 과정에서 많은 각색을 거치며 상당 부분 달라지지만, 100% 창작물이라 볼 수는 없다. 이 때문에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른 신인 작가들의 다음 행보를 더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tvN 관계자는 “원작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드라마에 새로운 재미를 부여하는 작업은 쉽지 않지만, 작품 한 편으로 작가의 역량을 평가하는 것은 섣부르다”며 “하지만 이들의 약진은 기성 작가들의 창작욕을 자극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더욱 반갑다”고 평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