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분쟁’ 전문가패널 구성
‘위반’결론땐 경영계 큰 타격

올해도 글로벌 교역환경의 불확실성이 심화하면서 세계 경제에 깊은 암운이 드리운 가운데, 우리 기업들에는 ‘진짜 노동 리스크’도 곧 들이닥칠 위기다.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과 관련해 한국 정부와 유럽연합(EU)이 구성한 ‘전문가 패널’이 이르면 올해 1분기 내 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어서다.

이들이 권고 보고서를 통해 ILO 핵심협약을 위반했다는 결론을 내리면 노동계의 압박이 거세질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경제계에서 “기업 하기 어려워지고만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21일 재계와 정부 등에 따르면 한국 정부와 EU는 지난해 12월 30일 ILO 핵심협약 비준과 관련해 자유무역협정(FTA) 분쟁 해결 절차의 하나로 ‘전문가 패널’을 구성했다. 전문가 패널 활동은 ILO 핵심 협약 비준과 관련한 분쟁 해결의 마지막 절차로, EU 측 요청으로 마련됐다. EU가 한국 측에 가하는 최종 압박 단계인 셈이다.

당시 전문가 패널은 당사국 국적의 패널 각 1인과 제3국 국적의 의장 1인을 포함해 총 3인으로 꾸렸다.

최근 노동계와 경제계는 전문가 패널에 의견을 접수했다. 한국노총은 지난 9일 “ILO 핵심협약 비준 및 이행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이 미흡했다는 평가를 담은 의견서를 냈다”고 밝혔다.

경영계는 10일 “한국의 노동 상황을 고려할 때 법·제도 개선 없이 ILO 핵심협약에 따라 단결권만 강화되면 대립적 노사관계가 더 악화할 수 있다. 힘의 균형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 패널이 ILO 핵심 협약을 위반했다는 결론을 내리고 보고서를 제출하게 되면 경영계에는 상당한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ILO 협약 비준을 대선 공약으로도 낸 바 있는 문재인 정부도 이를 명분 삼아 밀어붙일 가능성이 크다.

곽선미 기자 gs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