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후보 여론조사서 1위
작년말부터 줄곧 선두 달려
아베 내각 비판하며 각 세워

잇단 정치 스캔들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휘청이는 사이 오랜 라이벌인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이 ‘포스트 아베’로 몸집을 불리고 있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18~1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시바 전 간사장이 19%를 차지해 1위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아베 총리가 13%로 뒤를 이었고,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환경상이 6%로 3위였다. 아베 총리가 최근 복수의 인터뷰에서 후계자감으로 언급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정조회장은 3%에 불과했다. 이 신문이 2018년 7월 실시한 조사에선 아베 총리가 22%, 이시바 전 간사장이 19%, 고이즈미 환경상이 19%였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지난해 말부터 각종 여론조사에서 아베 총리를 꺾고 줄곧 선두를 달리고 있다. 교도(共同)통신이 이달 11~1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시바 전 간사장이 18.2%로 1위에 올랐고, 아베 총리(13.1%)와 고이즈미 환경상(11.8%)이 뒤를 이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23일 발표한 차기 총리 선호도 조사에서도 이시바 전 간사장이 20%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12월 전국 여론조사에서 아베 총리를 포함하지 않는 차기 총리 선호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시바 전 간사장이 3개월 전 같은 조사에 비해 5%포인트 올라 1위(23%)를 차지했고, 고이즈미 환경상은 2%포인트 하락해 2위(20%)로 내려앉았다고 보도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의 약진은 지난해부터 아베 총리와 핵심 측근들을 둘러싼 스캔들이 잇따라 터진 상황과 무관치 않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최근 들어 아베 내각을 공개 비판하며 각을 세우고 있다. 그동안 이시바 전 간사장의 정치적 언행은 크게 주목받지 못해왔다. 특히 지난해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아베 총리에 패한 뒤 대중의 시선에서 더욱 멀어졌다가 최근 들어 다시 기회를 얻은 셈이다. 그는 극우 색채가 강한 아베 총리에 비해 ‘합리적인 보수’로 평가받아왔다.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이미 끝난 문제’라고 주장하는 아베 총리와 달리 이시바 전 간사장은 “한국이 납득할 때까지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베 총리도 불편한 기색을 공공연히 드러낸다. 지난해 12월 28일 BS도쿄테레비와의 인터뷰에서도 기시다 정조회장,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후생노동상 등 4명을 ‘포스트 아베’로 꼽았으나 이시바 전 간사장의 이름은 거론하지 않았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