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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수(32)·김설(여·28) 부부

2018년 11월에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저희는 제주에 사는 사진작가 부부입니다. 2017년 제주에 내려온 제(김설)가 사진 동호회를 만들었고 오빠가 회원으로 들어오면서 처음 만났습니다. 동호회 내에서 저희가 사귀는 건 비밀이었답니다. 사귄 지 100일 만에 오빠가 프러포즈했고 저희는 그때부터 결혼식을 준비했습니다. 둘 다 가진 게 별로 없어 오빠의 프러포즈 후 정신 바짝 차리고 돈을 모으기 시작했어요. 다행히 일이 잘 풀려 준비 시작 6개월 만에 결혼식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저희는 100% 야외 촬영을 하는 사진작가라 날씨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데요. 일기 예보도 빼먹지 않고 챙겨요.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저희의 웨딩 촬영 날 비가 내리기 시작했어요. 둘이 ‘사진작가 부부의 촬영 날 비가 오다니!’ 하면서 허탈해했던 기억이 납니다.

사실 저희는 웨딩 촬영을 셀프로 하고 싶었습니다. 명색이 사진작가 부부인데 남에게 웨딩 촬영을 맡기기는 싫었거든요. 하지만 데이트할 때 몇 차례 셀프 촬영을 해본 결과 ‘사진은 남에게 맡기자’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삼각대를 세워놓고 계속 왔다 갔다 해야 하는 노동력 투입에 비해 사진의 질이 좋지 않았거든요. 같은 일을 하고 있지만, 저희는 함께 일하지 않아요. 제주에서 각자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지요. 주변에 사진작가 부부들이 좀 있는데요. 모두 ‘절대 같이 일하지 마라. 같이 일하면 매일 싸운다’고 조언하더라고요. 함께 일해본 적도 있는데 정말 싸울 거 같더라고요. ㅎㅎ 제주에서 즐겁게 사는 저희 부부를 응원해주시기 바랍니다.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