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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1 ~ 2등급 받은 학생중
소득 상위 5분위 11% 차지
소득 하위 1분위는 2.3%뿐

지난해 ‘조국 사태’가 교육 불공정 논란으로 확산하자 정부는 정시 확대를 골자로 하는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차라리 정시가 수시보다 공정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고소득 가구·교육 특구 출신 학생이 정시에 강하다’는 연구와 분석들은 정부가 내놓은 ‘해법’이 ‘정답’은 아니라는 지적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최필선(건국대)·민인식(경희대) 교수가 쓴 논문 ‘부모의 교육과 소득수준이 세대 간 이동성과 기회불균등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고소득층 자녀가 수능에서 높은 등급을 받는 비율은 저소득층 자녀의 5배인 것으로 나타난다. 상위 소득 5분위의 수능 1∼2등급 비율은 11%인 반면, 하위 소득 1분위는 2.3%에 불과했다.

또 지난해 박경미 더블어민주당 의원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7∼2019년 서울대 입학생 중 강남구 출신 학생은 정시를 통해 들어온 비율(11.9%)이 수시 일반전형(5.6%)의 2배가량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출신 고교 소재지를 전국 230개 기초자치단체로 나눠 살펴보면, 상위 20개 시군구의 비율이 가장 높은 전형은 정시(63.2%)로 나타났다. 학종이 중심이 되는 수시 일반전형은 58.7%로, 정시보다 ‘쏠림 현상’이 덜 했다. 지역 균형 차원에서는 수시가 더 공정할 수 있다는 주장이 가능하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지난해 내놓은 ‘대입제도 개선방안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2016∼2018년 사이 서울대 정시 입학생 중 24.5%가 사교육 밀집 지역인 서울 강남·서초·양천구 출신이었다. 강남구에서만 347명이 서울대에 정시로 입학했는데, 4대 광역시 합격생 모두를 합친 325명보다 더 많다. 또 서울 지역만 놓고 보더라도 강남·서초구 출신이 절반가량인 43.2%에 달했다.

교육부가 정시 확대 계획을 처음 밝혔던 2018년 서울대는 정시 비중을 50%로 늘릴 경우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출신 정시 합격생이 현재(2018학년도 기준) 169명에서 301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83%나 증가한 수치다. 반면 군 지역 출신은 47명에서 43% 증가한 67명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세정 서울대 총장은 한 언론인터뷰에서 “수도권과 강남 3구 학생 비율은 학종보다 정시가 훨씬 높다”며 “패자부활전처럼 정시가 있기는 해야겠지만, 정시만 보면 사교육 때문에 고등학교 교실이 망가진다”고 밝히기도 했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