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등 20여개國 복무 허용
英선 여군으로 최전방 배치
美, 복무허용→입대금지 전환

육군은 트랜스젠더 부사관이 여군으로 복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다음 주 전역 여부를 심사하기로 결정해 귀추가 주목된다.

16일 육군에 따르면 최근 A 씨에 대한 전공상 심의에서 “본인 스스로 장애를 유발했다”고 판단해 ‘비(非)전공상’ 판정을 내렸다. 육군 군 병원은 해당 부사관에 대해 ‘심신장애 3급 판정’을 내린 상태다. 이에 따라 육군은 이르면 오는 22일 전역심사위원회를 개최해 전역 여부를 심사할 계획이다. ‘군 인사법 및 군 인사 시행규칙’은 군 병원의 의무조사에서 장애등급 판정을 받은 인원을 대상으로 전공상 심의 및 전역심사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육군 관계자는 “군 병원 판정에 따라 적법하게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육군 측은 성전환자의 복무 지속 여부는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한 사안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제도 개선 등을 통해 정책적 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호주, 캐나다, 벨기에 등 20개 국가에서는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를 공식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모병제로 군을 운영하는 캐나다는 트랜스젠더에 대한 차별과 공격을 금지하도록 명문화하고 이들의 군 입대를 권장하고 있다. 성전환 수술이 필요한 장병들에게 정부가 의료비용을 지원한다. 현재 캐나다 군대에는 200명에 달하는 트랜스젠더가 복무 중이다. 2008년부터 2015년까지 정부의 지원을 받아 성전환 수술을 받은 군인은 19명이다. 지난 2016년 영국에서는 입대 후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을 바꾼 병사가 최초로 최전방에 배치되는 전투 요원으로 선발돼 화제가 됐다. 미국에선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마련된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 정책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폐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복무 중인 트랜스젠더 군인들은 그대로 두되 트랜스젠더의 신규 입대를 금지하는 공식 지침에 서명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정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