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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질한 새우 소금·후추로 밑간
마늘 20알 편 썰기한 후 볶아
새우 넣고 색 변할정도 익으면
토마토 넣고 소금으로 간 맞춰
다져놓은 생 바질 넣으면 풍미

와인·맥주와도 어울리는 안주

새우요리 중 조리 과정이 간단하면서도 깊은 맛이 나고,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감바스 알 아히요’다. 스페인어로 ‘감바스(gambas)’는 새우를, ‘아히요(ajillo)’는 마늘소스를 뜻한다. 즉 마늘소스에 익힌 새우요리다. 스페인에서는 대표적인 타파스(tapas·식사 전에 간단히 먹는 전채요리)로 꼽히지만 빵과 함께 먹으면 훌륭한 한 끼 식사가 된다. 또 와인이나 맥주와도 잘 어울리는 안주다.

모든 음식이 그렇지만 특히 감바스 알 아히요는 재료가 좋아야 한다. 싱싱한 생새우와 좋은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 그리고 생 바질로 만들어야 풍미가 산다. 새우의 탱글탱글한 식감을 느끼며 올리브오일의 고소한 맛을 즐기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또 생 바질을 넣어야 향이 잘 퍼진다.

새우 10마리(2인분)를 머리 제거하고, 꼬리만 남긴 채 껍질을 깐 후 이쑤시개로 등 2∼3번째 마디를 따서 내장을 빼낸다. 손질한 새우는 소금, 후추로 밑간해둔다. 마늘 20알을 편 썰기 한다. 방울토마토 10개를 반으로 잘라 씨를 빼놓는다(씨가 남아 있으면 오일 국물이 지저분해진다). 생 바질 잎을 잘게 다진다.

팬에 재료가 반쯤 잠길 정도로 올리브오일을 넉넉히 붓고, 중불로 달군다.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은 발연점이 낮아 센불에 끓이면 탄다. 끓어오르지 않을 정도로 불 조절을 해야 한다. 온도가 올라간 오일에 마늘을 넣고 노릇하게 익힌다. 오일에 마늘 향이 퍼지면 페퍼론치노 2개(매운맛을 좋아하면 더 넣어도 된다)를 잘게 잘라 넣는다. 새우를 넣고 색이 적당히 변할 정도로 익으면 토마토도 넣는다. 소금으로 간을 한 후 다져놓은 바질을 넣으면 완성. 각 재료가 어우러진 올리브오일이 진한 맛을 낸다.

오일이 식으면 느끼해질 수 있으니 조리한 팬을 그대로 식탁에 올려, 먹는 내내 식지 않게 한다. 스페인에서는 토제 냄비인 ‘카수엘라(cazuela)’로 감바스 알 아히요를 만들지만 무쇠팬을 사용해도 열이 오래간다. 카수엘라는 냄비에 다양한 재료를 넣고 끓이는 스페인 요리 이름이기도 하다.

새우와 마늘, 토마토를 건져 먹은 후 바게트 등 빵을 오일에 적셔 먹는다. 또 남은 오일로 파스타를 만들어 먹어도 좋다. 파스타를 삶아 오일에 버무린 후 방울토마토를 더 썰어 넣고, 치즈를 갈아 올리면 된다.

제철(9∼12월)에 살아 있는 새우를 사서 소분해 바로 냉동 보관하면 언제든 싱싱한 새우요리를 만들 수 있다.

글·사진 =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