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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3축구대표 우즈베크에 2-1… 예상 깬 조1위 ‘김학범의 힘’

2·3차전 선발 7명·6명씩 바꿔
상대팀 코치진 전략 혼선 불러
16개국중 조별리그 3전승 ‘유일’

윤종규 “감독님 설명하신대로
우즈베크 선수들 그대로 나와”
김학범 “우린 베스트 멤버 없어
체력 우위… 8강전 누구든 자신”

주전이 따로 없다. 전술전략이 변화무쌍하다. 김학범(60·사진)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이 파죽지세를 연출하는 이유다.

대표팀은 15일 밤(한국시간) 태국 랑싯의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C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우즈베키스탄을 2-1로 누르고 3연승, 1위를 확정했다. 대표팀은 중국에 1-0, 이란에 2-1로 승리했으며 이번 챔피언십에 출전한 16개국 중 유일하게 조별리그에서 전승을 거뒀다.

이번 챔피언십엔 2020 도쿄올림픽 출전권 3장이 걸려 있으며 대표팀은 ‘죽음의 조’를 화끈하게 통과,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평가된다.

한국의 U-23 챔피언십 역대 최고 성적은 2016년의 준우승이다. 김 감독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금메달에 이어 도쿄올림픽 메달 획득을 노리고 있다.

김 감독의 용병술은 과감하고 효율적이다. 김 감독은 조별리그 1차전 선발 중 7명을 교체하고 2차전을, 2차전 선발 중 6명을 바꿔 3차전을 치렀다. 주전이 따로 없고, 베스트11이 2개인 셈. 김 감독은 지난해 11월 열린 두바이컵에서도 대표팀을 이원화했다. 2개의 베스트11은 여러 가지 장점을 지닌다. 내부적으론 선의의 경쟁을 부추긴다. 그리고 상대의 혼란을 유도한다. 효과는 만점. 2차전에 선발출장했던 원톱 조규성(FC 안양)은 결승골을 터트렸고, 이에 자극받은 3차전 선발 공격수 오세훈(상주 상무)은 3차전에서 2득점을 올렸다. 조규성은 188㎝, 오세훈은 193㎝로 신체조건이 비슷하며 ‘진짜’ 주전이 되기 위해 이를 악물고 있다.

과감하고, 효율적인 용병술은 다양한 전술전략 덕분에 빛을 내고 있다. 김 감독은 대표적인 지략가로 꼽힌다. 잉글랜드 명문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성기를 가꾼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과 김학범을 조합한 ‘학범슨’으로 불리는 이유.

김 감독은 철저한 분석에 따른 맞춤형 전술전략으로 상대를 무너뜨린다. 2차전에선 체격조건이 뛰어나지만 기동력이 떨어지는 이란의 단점을 파고들기 위해 선발진을 바꿨다. 3차전에선 조직력이 좋고 역습에 능하지만 개인기가 부족한 우즈베키스탄의 단점을 추궁하기 위해 역시 선발진을 대거 교체했다.

윤종규(FC 서울)는 3차전을 마친 뒤 “우즈베키스탄의 전술과 선수들의 포지션은 물론 역할까지 김 감독께서 미팅에서 설명하신 그대로였다”면서 “우즈베키스탄이 어떻게 나올지 미리 다 알려주셨고, 우리는 감독께서 지시한 대로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조별리그 준비는 한국에서 다 마쳤다”면서 “상대에 따라 선수들의 장단점을 고려해 출전 조합을 짜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 감독은 또 사기진작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김 감독은 “우리에겐 정해진 베스트멤버가 없다”면서도, 경기력 논란에 빠진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을 3경기에서 모두 중용했다. 김 감독은 “정우영이 대표팀으로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그래서 위축되겠지만, 적응되면 괜찮아질 것”이라고 격려했다.

대표팀은 이원화됐기에 고르게 출장하고 고르게 쉴 수 있었다. 태국의 날씨가 고온다습하지만, 대표팀은 체력을 비축한 채 8강전을 치르게 됐다. 김 감독은 “누가 출전하더라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대표팀이 지니고 있다”면서 “8강전 상대가 정해지면 그에 맞춰 출전선수를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모든 경기를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대비한다”면서 “우리는 더 발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표팀, C조의 파트너는 16일 밤 결정된다. D조에선 아직 8강 진출국이 가려지지 않았고 아랍에미리트(UAE)-요르단(이상 1승 1무), 베트남(2무)-북한(2패)의 경기 결과에 따라 대진표가 확정된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