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공사 등 노사갈등 잇따라
정부는 가이드라인 이후 방치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이 좀처럼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있다. 노동계가 정규직화를 넘어 직고용까지 들고나오면서 문제가 더 꼬여가고 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을 등에 업은 각 공공기관 노조들은 각 공기업의 채용시스템까지 흔들고 있다.

15일 정부 각 공공기관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는 보안 검색요원 10%가량이 퇴사하며 김포, 제주, 김해 등 전국 주요 공항 운영에 비상이 걸렸다. 이들은 공사의 정규직화와 함께 직무 책임에 맞는 대우를 요구했지만, 공사 측이 자회사 소속 정규직화 이후 추가적인 근무 조건 개선 등에 나서지 않은 데 대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공항공사 측은 2018년과 2019년 항공보안 인력들에 대한 처우 개선 합의를 했고, 항공보안 업무를 수행하는 자회사(항공보안파트너스)를 설립해 신분이 보장되는 정규직으로 채용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노조 측은 공항안전을 책임지는 주요 업무를 수행하는 이들이 직접고용돼야 처우 개선 등에서 근본적인 해결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한국도로공사는 지난해 대법원의 판결로 하청업체 소속 톨게이트 수납원들을 모두 본사 정규직으로 직고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도로공사는 요금수납 업무를 맡던 인력들에 대해 별도의 자회사를 설립, 이곳에서 근무할 것을 설득했으나 이들은 본사 직고용을 요구하고 있다.

이 같은 공공부문에서의 갈등이 표출되고 있지만, 정부는 지난 2017년 가이드라인을 내놓은 것 이외에 모든 것을 노사에 맡겨놓고 방치하고 있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고용노동부는 물론 해당 기관의 상급 부처도 직접고용 문제에선 세부기준도 마련해주지 않고 ‘전문가와 협의를 통해 결정하라’는 입장만 내놓고 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