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21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100일 앞으로 다가온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사무실에서 사이버공정선거지원단 소속 모니터링 요원들이 관련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곽성호 기자

공직선거법 개정·공수처법 등
위헌적 정책, 총선 앞두고 봇물

野 “독재의 길 가려는것” 반발
최장집 “진보파 직접민주주의
보는 각도따라 전체주의 동일”

더불어민주당과 청와대 등 여권이 문재인 대통령이 ‘정치를 하는 목표’로 내세웠던 ‘주류 교체론’ 완성을 넘어 국가 정체성 전환을 꾀하는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여권이 주류 교체론의 수단으로 직접민주주의 등을 이용하면서 3권분립, 대의민주주의, 법치주의, 제도 정치 등 대한민국을 지탱해온 자유민주주의 근간들이 흔들리고 있다. 보수 야권에서 “좌파 영구 집권을 위한 주류 교체”라는 비판이 나온다. 경제와 사회 분야에서도 시장경제와 공정성 원칙이 훼손되는 정책들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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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정치권 등에서는 최근 민주당이 검찰·법원 개혁안이라고 추진하고 있는 주요 정책에 대해 3권분립 위반 요소가 많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 견제 수단으로 출범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준사법기관인 검찰의 독립성을 침해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검찰이 주요 고위 공직자에 대한 범죄 첩보를 입수하더라도 이를 공수처로 이관해야 하는 조항 등이 문제가 됐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법원행정처 폐지 등을 골자로 하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은 제3부인 사법부의 인사권을 직접 겨냥한다는 점에서 공수처법보다 한 발 더 나간 법안으로 해석된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법원 장악을 완성하겠다는 문재인 정권의 의도”라고 반발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문 대통령의 검찰 수사 관련 발언들도 검찰의 독립성을 해친다는 지적이 많았다.

청와대 국민청원 등 직접민주주의적 요소를 국정에 대폭 반영한 것은 대의민주주의 원칙 훼손이라는 비판이 있었다. 최장집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는 이에 대해 “한국의 진보파가 이해하는 직접민주주의는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를 뿐 전체주의와 동일한 정치체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20대 국회 막판 선거제도 개편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법 설치를 위해 여당이 구성한 ‘4+1(민주당·바른미래당 당권파·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는 교섭단체 협의라는 국회법 정신과 국회 관행을 무시한 ‘다수의 독재’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민주당의 최근 행동을 보니까 독재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며 “4+1이라는 집단에 의해 독립적이어야 할 검찰, 사법부가 영향을 받는 것은 겉으로만 민주주의”라고 말했다.

양승함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는 “현 정권은 야당으로 대표되는 과거 주류 정치 세력뿐 아니라 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주도 세력을 바꾸겠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병채·나주예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