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취임식을 가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곧 인사권·감찰권과 수사 지휘권을 휘둘러 현 검찰의 권력 범죄(犯罪) 수사를 무력화(無力化)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추 장관 모두 법조인 출신으로 ‘고의적 수사 방해’의 심각한 불법성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그런 일은 저지르지 않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2일과 3일 두 사람이 한 언행을 보면 ‘검찰 개혁’이라는 대의명분으로 위장해 교묘하게 윤석열 검찰총장의 손발을 자르는 식으로 권력 범죄 수사를 무력화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

문 대통령은 2일 신년 인사회에서 ‘권력기관 개혁’을 새해 과제의 맨 앞에 내세우면서 “헌법에 따라 권한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헌법’을 제대로 따르는지부터 의문이다. 검찰개혁의 가장 큰 목표는 권력의 충견 노릇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권력 범죄 수사를 사실상 방해하고, 위헌적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밀어붙였다. 온갖 불법을 저지른 조국 일가 편에 섰다. 최강욱 공직기강비서관은 조국 아들의 인턴 증명서를 허위로 발급한 ‘공범(共犯)’으로 수사 대상임에도 현직에 머물도록 하고 있다.

추 장관은 취임사에서 “이제는 검찰 안에서도 변화와 개혁을 향한 목소리가 나와야 할 것”이라며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에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 추 장관은 본인이 ‘울산시장선거 공작’의 연루자 혐의까지 받고 있다. 송철호 시장 공천 때 당 대표였을 뿐만 아니라, 당시 대표실 부실장은 송 시장을 청와대 인사와 연결시켜준 혐의로 2일 검찰 조사를 받았다. 추 장관은 ‘환자를 여러 번 찌르면 명의가 아니다’고 함으로써, 권력 범죄 수사에 가해지는 온갖 수사 방해를 물타기 하고 마치 검찰 잘못인 양 교묘히 왜곡했다.

검찰 인사는 지난해 윤 총장 취임 이후 단행했기 때문에 반 년밖에 되지 않았다. 추 장관이 현 단계에서 대대적으로 한다면 권력 범죄 수사 방해라는 오해를 자초할 것이다. 사실상 조국의 공범처럼 된 청와대 비서관이 인사 검증을 하고, 범죄 혐의를 받는 장관이 검찰 인사를 하는 모양새도 코미디에 가깝다. 이해충돌에도 해당된다. 권력의 칼자루를 잡았다고 마구 휘두르면 머지않아 칼날이 부메랑으로 돌아갈 것이다. 그런 칼춤을 단념하고 권력 범죄를 엄정히 단죄하도록 협력하는 것이 진정한 검찰 개혁임을 잊지 말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