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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장군이발소’ 장희선씨
17세에 시작, 장관 25명 거쳐
“어머니·여동생 찾는 게 소원”

국방부 ‘장군 이발소’의 최장수 이발사인 장희선(66·사진) 씨가 31일 48년 만에 가위질을 멈추고 은퇴했다.

장 씨는 출근 마지막 날인 이날도 평소대로 오전 6시 50분에 출근, 서욱 육군참모총장을 시작으로 장군 10여 명의 이발을 직접 했다. 장 씨는 이날 오후 은퇴식 뒤 정경두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감사장을 받을 예정이다. 장 씨는 정 장관으로부터 “조금 더 근무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제의를 받았지만, 후배 양성 등을 이유로 사양했다. 은퇴 후에는 양로원 등에서 재능기부 봉사활동을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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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씨가 국방부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1968년. 당시 17세였던 장 씨는 돈 벌러 서울로 떠난 어머니와 여동생을 찾아 전남 곡성에서 무작정 상경한 뒤 용산역 인근 전봇대에 붙어 있던 구인광고를 보고 육군본부 장군이발소의 ‘꼬마(이발 보조)’에 취직한 것. 기능올림픽에서 한국 최초로 이발 분야 은메달을 획득한 김수원 씨에게서 이발 기술을 전달받으면서 본격적인 이발사의 길로 들어선 것. 지금까지 장 씨에게서 머리 손질을 받은 국방장관은 25명. ‘셀 수 없이 많은 별’의 머리를 만져온 장 씨는 가장 오래 얼굴을 본 국방장관으로 김장수 전 장관을 꼽았다. 장 씨는 “김 전 장관은 합참 작전부장 시절부터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육군참모총장에 이어 장관을 역임할 때까지 10여 년간 꾸준히 장군이발소를 찾아준 단골손님”이라고 회상했다.

장 씨는 “어릴 땐 ‘높으신 장군님’들의 머리를 만지고 면도를 하는 게 늘 조심스럽고 긴장됐다”며 “어린 나이에 이발사로 들어와 아이 둘 낳아 일가를 이루게 해준 국방부는 내게는 집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 때문인지 장남인 은만 씨는 현재 육군수도기계화사단에서 상사로 복무하고 있다. 하지만 장 씨에게는 아직도 풀지 못한 한이 남아 있다. 상경 후 이발 보조로 일하며 주말이면 엄마를 찾아 동대문시장을 이 잡듯이 뒤지고 다녔지만 끝내 찾지 못했다.

장 씨는 “살아 계신다면 어머니 김태순(작은 사진 왼쪽) 씨는 88세, 동생 장희자(〃 오른쪽) 씨는 61∼62세”라면서 “어머니와 여동생을 찾는 게 내 마지막 소원”이라고 말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