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되면 사람들은 이런저런 소망 한두 가지를 세우곤 합니다. 골퍼라면 홀인원이나 라베(라이프 베스트)도 꿈이겠죠. 또 많은 사람은 새해에도 지금처럼 무탈하고 건강하게 골프 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소박한 소망도 갖습니다.

98세에 사망한 미국의 록펠러는 죽기 사흘 전까지 골프를 쳤습니다. 곁에 있던 기자가 인생에 여한이 있냐고 묻자 그는 “골프 대회에서 단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한 게 아쉽다”고 답했습니다. 1950년대 미국 골프 일러스트레이티드의 주필이던 루이스 브라운은 “인생에 있어 누구나 4대 기념일을 갖는다. 첫째는 생일이고, 두 번째는 약혼일이며, 세 번째는 결혼일, 그리고 마지막으로 죽는 날이다. 다만, 골프를 시작한 사람이라면 이것들에 더해져야 할 날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처음으로 100을 끊는 날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골프에서 100타를 끊는 게 이처럼 어렵다고 해 나온 우스갯소리도 있습니다. 100타 치는 골퍼는 골프를 소홀히 하는 사람이고, 90타 치는 골퍼는 가정을 소홀히 하는 사람이며, 그리고 80타 치는 골퍼는 사업을 소홀히 하고, 70타 치는 골퍼는 골프 이외의 모든 것을 소홀히 하며 오로지 골프만 하는 사람이라고 하죠. 골프는 빠른 시일 내에 숙달될 수 없지만, 언제 시작하더라도 결코 늦지 않습니다. 하지만 골프를 시작하면 이구동성으로 조금 더 빨리 시작하지 않은 것을 후회합니다.

골프는 나이에 상관없이 동등한 조건에서 기량을 겨룰 수 있는 몇 안 되는 스포츠입니다. 골프 라이터 버나드 다윈은 “골프는 90%가 멘털 게임”이라고 했습니다. 긴장한 탓에 말도 안 되는 실수로 망치는 게 골프입니다. 그래서 “골퍼는 2개의 스윙을 갖는다. 아름다운 연습 스윙과 진짜로 칠 때의 엉터리 스윙. 연습 스윙만 보고는 그의 진짜 스윙을 말할 수 없다”는 골프 격언도 있습니다.

골프는 단순히 클럽으로 공을 얼마나 똑바로 멀리 날려 보내는 것만을 겨루는 것이 아닙니다. 자연의 악조건을 극복해야 하고 코스 디자이너의 지략과도 싸워야 하는데, 코치 없이 늘 혼자 맞서야 하기에 자기와의 싸움이라고 합니다. 골프야말로 경기 내내 매니지먼트가 수반돼야 하기에 경륜을 필요로 합니다. 힘이 펄펄 넘치고 스윙이 좋은 젊은 선수라도 항상 힘과 기술만으로는 경지에 오를 수 없는 게 골프입니다. 이런 속성 때문에 50대나 60대도 20대를 이길 수 있는 것이 골프입니다. 그래서 93세에 홀인원도 하고, 103세에 에이지슈터로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리기도 합니다. 경자(庚子)년 새해에는 모두가 꿈과 희망이 현실로 이어지는 축복의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