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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진우(37)·김혜선(여·32) 부부

저(혜선)와 남편은 하늘 위에서 처음 만나 지난 10월 결혼식을 올리며 부부가 됐습니다.

제가 남편을 처음 만난 건 2013년 겨울, 외국계 항공사 승무원으로 취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입니다. 당시 남편은 대만에서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에 탄 승객이었습니다. 다만 남편과 달리 저는 첫 만남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해요. 신입 승무원이어서 정신없이 보낸 하루였거든요.

남편은 비행기에서 내리면서 저에게 “고생 많았다”며 초콜릿 한 상자를 건네줬어요. 끼니도 못 챙길 만큼 바쁜 하루였는데, 먹을 것을 받으니 기분이 엄청 좋더라고요. 초콜릿 상자 안에는 “환하게 웃는 모습에 반했다”는 메모와 함께 남편의 명함이 있었어요.

그날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명함에 있는 연락처로 남편에게 메시지를 보냈어요. 초콜릿을 선물해준 것에 대해 감사 메시지를 보내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거든요. 남편은 제 연락을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 연락해줘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좋았대요. 그렇게 저희는 연락을 주고받으며 사랑의 감정을 키우기 시작했어요. 타지 생활로 힘든 시기, 남편과 연락하는 것만으로도 제게 큰 위로가 되기도 했어요. 남편의 존재만으로도 제게 힘이 된 거죠. 남편이 저에게 초콜릿을 줬을 때처럼 또 한 번 용기를 내 고백하면서 저희는 ‘연애’라는 비행을 시작했어요.

6년 연애, 좋은 만큼 힘든 일도 많았어요. 제 직업 특성상 길게는 4개월 가까이 서로 얼굴을 못 보기도 했죠. 그때마다 남편은 변함없이 저를 기다려줬어요. 그런 모습에 승무원 생활을 그만둘 이유가 선명해졌어요. ‘이 사람과 좋은 가정을 이루고 싶다’고 생각하게 됐거든요. 바로 남편, 제가 정착할 이유가 생긴 거죠.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