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스크린에 생중계되는 나주 ‘숨은 숲’이 손에 잡힐 듯

이미지 크게보기 바닥 워터스크린과 허공의 대형 스크린들. 나주의 ‘숨은 숲’이 중계되고 있다. 비오는 장면이 상영되고 있는 워터스크린에는 실제 전시장 천정에서 빗물이 떨어진다. 홍순철 작가 제공

‘검은 강, 숨은 숲 - 6Senses’전
홍순철 작가 “온전한 감각 회복”

“4년 전 나주의 ‘숨은 숲’에 처음 들어갔을 때, 강렬했던 그 체험. 늪지 수면 위로 떨어지던 빗방울 하나하나가 새롭게 느껴졌습니다. 빗방울 소리를 들으며 내 감각이 얼마나 무뎌져 있는지 알게 됐습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문화창조원에서 열리고 있는 ‘검은 강, 숨은 숲-6 Senses’전의 홍순철 작가가 ‘작가노트’에 쓴 글이다. 이번 전시는 나주의 자그마한 ‘숨은 숲’을 전시장으로 옮겨 ‘온전한 자기 자신만의 여섯 감각을 찾아보자’는 것을 화두로 제시한다. 이를 위해 ‘바닥 워터 스크린’(5m×15m) 포함 10개의 개의 대형 스크린이 700여 평의 넓은 공간에 설치돼 있다. 우선 7개의 대형 스크린(4m×8m)에는 ‘숨은 숲’ 이 생중계된다. 그리고 나머지 두개의 스크린 중 하나에는 전시장의 관람객 모습을 촬영한 영상이 중계되고 또 나머지 하나에는 관람객 영상이 담겨 있는 ‘숨은 숲’의 모니터를 촬영한 영상이 중계된다. 바닥 워터 스크린에는 늪지에서 촬영한 비오는 장면이 상영되는 가운데 5m 높이의 전시장 천정에서 실제로 빗방울이 떨어진다.

이를 통해 전시는 현실과 가상. 현실과 복제, 실재와 가상 등 일상이 되어버린 혼합현실의 세계를 체험하며 감각적이며 감성적인 판단에 의해 실체로 여기는 현상들 너머에 보이고 들리는 것보다 많은 것이 숨겨져 있다고 암시한다. 전시 타이틀의 ‘검은 강’은 탐욕 등 원초적 본성을, ‘숨은 숲’은 녹색의 생명을 가리킨다. 작가는 “우리는 ‘감각상실의 시대’에 산다”며 “관람객들이 다양한 시공간이 혼재된 곳에서 ‘온전한 감각’을 회복하고 ‘지금, 여기’에서 어떤 시공간과 조우하고 있는지 알아내는데 전시가 도움이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1월 27일까지.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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