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일제 독도강치 포획.

일제에 의해 멸종된 독도의 강치(바다사자의 일종)를 기리는 헌정 전시가 처음으로 열린다. 국립해양박물관은 18일부터 내년 3월 15일까지 다목적홀에서 ‘강치야 독도야 - 강치 멸종과 독도 침탈’ 특별전(사진)을 연다고 밝혔다.

이 전시는 독도 강치가 멸종에 이르는 전 과정을 역사·생태학적 관점에서 규명하고, 강치잡이의 반문명적·반생태적인 행동과 일본 영유권 주장의 허구성을 알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독도 바다에서 평화롭게 살던 강치는 일제가 1905년부터 가죽과 기름을 얻기 위해 잔인하고 무차별적인 포획에 나선 지 불과 몇십 년 만에 완전히 사라졌다. 당시 일본 기록에 따르면 1904년부터 1913년까지 1만4000여 마리를 포획했고, 개체 수가 급감한 이후에도 연간 100~400마리 정도를 잡았다.

특별전에서는 또 인도양 모리셔스섬에서 사라진 도도새와 독도 강치 멸종의 유사성, 인간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 멸종 이야기, 호주 태즈메이니아섬에서 사라진 원주민 사례 등으로 멸종과 멸족이 갖는 의미를 짚어본다. 일본이 1905년 독도를 멋대로 자기 영토에 포함한 뒤 전담 회사까지 만들어 대대적인 강치잡이 사냥을 벌여 멸종돼 가는 과정을 역사 자료를 통해 보여준다. 당시 일본 주민들의 관련 현장 증언, 다케시마(竹島) 일기 등 일본의 독도 침탈 야욕을 고발하는 콘텐츠도 다룬다.

1837년 일본 막부가 울릉도와 독도가 조선 땅임을 인정하는 ‘독도제찰’과 예술로 승화시킨 독도 강치 조형물, 독도 강치에게 바치는 헌정 시 등을 만날 수 있다. 주강현 국립해양박물관장은 “일본은 독도 강치를 말살한 행위를 반성하기는커녕 이를 영유권 주장의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며 “이번 헌정 전시를 통해 강치를 국민과 함께 길이 기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해양박물관에서는 3월 초까지 인류 해양문명사와 함께해 온 등대 가치를 과학·산업·기술·예술적인 관점에서 재조명하는‘등대-천 년의 불빛’ 기획전도 성황리에 열리고 있다.

부산=김기현 기자 ant735@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