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미 국방부는 12일 오전 11시 30분(한국시간 13일 오전 1시 30분)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지상발사형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했으며, 미사일은 500㎞ 이상 거리를 비행했다고 이날 공식 발표했다. 미국 국방부 홈페이지

중·러 견제 차원의 시험이지만
대북 군사적 압박 효과도 노려
스틸웰 “무분별한 北 수용못해”

미국이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압박을 강화하면서 한편으론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시나리오 준비에 착수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북한이 협상 ‘데드라인’으로 정한 연말이 다가오며 도발 강도를 한층 높이는 것에 대비해 미국이 군사 옵션 등 ‘플랜 B’ 가동 채비까지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12일(현지시간)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강연에서 “우리는 더 이상 (북한의) 이런 유감스럽고 무분별한 행동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상기시킨다”고 밝혔다. 전날 켈리 크래프트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북한이 적대와 위협으로부터 멀어지길 바란다”고 발언한 데 이어, 미국 고위 당국자들이 연일 북한의 도발 방지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발신 중인 것이다.

미국은 이와 함께 ‘플랜B’카드도 내비치고 있다. 윌리엄 번 미국 합참 부참모장은 이날 “우리는 최선을 기대하지만 최악에 대비한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은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지상발사형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일차적으로는 중·러를 견제하기 위한 행보지만 대북 제재 공조에서 중·러의 이탈 가능성을 방지하면서 일정 부분 대북 군사 압박 효과도 노릴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스틸웰 차관보도 중·러가 북한 제재에 반대할 경우 어떻게 대처할지를 묻자 “긴 목록의 유엔 안보리(대북 제재) 결의안이 이를 지지한다”고 발언한 것도 북한이 도발을 강행할 경우 대북 제재 강화를 위한 사전 정지 작업 차원으로 풀이된다.

오는 15일 방한 예정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비건 지명자는 16일 비무장지대(DMZ)를 찾아 미국의 유연한 입장을 강조하는 대북 메시지를 발신하면서 다시 한 번 미·북 실무협상을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