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

“당장의 수익보다는 장기적인 관점과 도전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9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왕립 샤르자대병원 힘찬 관절·척추센터(이하 힘찬센터)에서 만난 이수찬(사진) 상원의료재단 힘찬병원 대표원장의 말이다. 이 대표원장은 중동 지역을 비롯한 한국 의료의 해외 진출에 대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입지를 다져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힘찬병원의 중동 내 입지를 다지기 위한 첫 도전인 힘찬센터는 힘찬병원의 역량이 집중돼 이뤄진 성과다. 이 대표원장은 특히 박승준 부평힘찬병원 원장을 힘찬센터의 센터장으로 파견하는 등 한국에서 활약하던 대표의사들을 비롯한 인적자원을 집중적으로 힘찬센터에 투입했다. 이 대표원장은 “샤르자대병원 내에서 힘찬센터가 계속 좋은 이미지를 보여주고, 환자들에게 한국 의사들의 실력이 출중하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실제로 실력 있는 의사들을 뽑고자 노력했다”며 “타지 생활의 어려움으로 파견할 사람을 찾기 쉽지 않았지만, 파격적인 대우 등을 통해 좋은 분을 많이 모셨다”고 말했다.

이 대표원장은 “규제의 불확실성과 의사면허 획득 등의 문제로 해외에서 병원을 세우는 것은 한국에서 병원을 세우는 것보다 5배는 더 힘이 든다”며 “사전조사와 현지조사를 진행해보면 중동 진출의 수익성도 사실 크게 좋은 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투자 대비 얻을 수 있는 이익만 따져보면 진출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실제로 국내 병원들은 중동 지역에 직접 진출하기보다는 인력만 파견해 일부 진료과를 위탁운영하는 경우가 더 일반적이다. 이 대표원장은 “다소 수익성에 의문이 있더라도 바닥을 다지고, 먼 훗날 꽃을 피운다는 생각으로 해외 진출을 시도해야 도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국내 병원들이 장기적이고 도전적인 자세로 해외 진출에 나섰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원장은 낮은 수익성에도 불구하고 해외 진출을 시도하는 이유에 대해 한국 의료에 대한 자부심을 들었다. 이 대표원장은 “샤르자에서도 느꼈지만 한국 의사의 실력과 성실함, 환자에게 주는 신뢰감은 세계 어느 나라 의료진보다도 우수하다”며 “이처럼 미국 등 선진국과 견주어 뒤지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저평가받는 측면이 있어 해외에서 한국 의료를 꽃피우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또 “한국에서만 잘하는 것보다는 해외에서 좋은 활약을 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직원들에게 미래에 대한 좋은 비전을 제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샤르자를 비롯해 우즈베키스탄, 러시아에도 진출한 힘찬병원은 해외 진출을 더욱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이 대표원장은 “샤르자 내에서 입지를 탄탄히 다진 후에는 중동 내 다른 지역으로도 진출하려는 목표가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