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北미사일 도발 논의
美 주도로 2년만에 열려

‘동창리 중대시험’에 응수
실력행사 나설 가능성 경고

미국이 북한의 최근 미사일 발사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시험과 같은 도발 확대 가능성 등을 논의하기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소집을 요청했다. 미국의 북한 관련 유엔 안보리 소집은 지난 2017년 12월 북한의 화성-15형 발사에 대응해 대북 제재 결의 2397호 채택을 주도한 이후 2년 만이다. 미국 주도의 유엔 안보리 소집은 비핵화 협상 지속을 위한 대응 자제라는 기존 방침에서 국제사회와 공조해 대북 제재를 강화하기 위한 실력 행사로 방향을 전환했다는 분석이다.

9일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유엔 안보리 소집과 관련한 문화일보 질의에 “한반도의 최근 사건들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일 안보리 상임이사국 대표들과 가진 회의를 고려했다”며 “국무부는 주유엔 미국 대표부에 이번 주 북한과 관련한 논의 사항에 한반도의 최근 진행 상황에 대해 포괄적으로 업데이트된 내용을 포함시킬 것을 지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특히 한반도의 최근 진행 상황에 대해 “최근의 미사일 발사와 북한의 도발 확대 가능성을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로이터 통신은 외교 관료를 인용해 미국의 요청으로 10일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논의하는 대신 11일 북한 문제를 다루기 위한 회의를 개최한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8일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대단히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밝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시한 연말 시한을 앞두고 대미 압박 수위를 높이기 위해 동창리에서 시험한 것으로 추정되는 신형 엔진을 이용한 ICBM이나 인공위성 발사 등 전략적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시작된 이후 유럽 이사국들이 주도해 온 유엔 차원의 미사일·인권 등 북한 관련 논의와 관련, 북한을 자극할 가능성을 우려해 미온적으로 대응해왔다. 이런 미국의 유엔 안보리 소집은 북한이 연말 시한을 내세워 도발에 나설 경우 안보리 차원의 추가 제재가 가해진다는 점을 명확히 하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워싱턴 = 김석 특파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