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미국 어린이 TV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리트’에서 주인공 ‘빅 버드’를 연기해온 캐럴 스피니(85)가 11월 8일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에서 열린 방송 5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빅버드’ 역 캐럴 스피니 별세
50년간 활동 큰 사랑받아

지난 11월 방송 50주년을 맞았던 어린이 TV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리트’에서 주인공 캐릭터인 ‘빅버드’를 연기해온 ‘인형술사’ 캐럴 스피니가 8일 85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세서미 스트리트를 제작하는 ‘세서미 워크숍’은 스피니가 이날 지병이었던 긴장 이상으로 미국 코네티컷주 우드스탁의 자택에서 숨졌다고 밝혔다. 1933년 매사추세츠주 월덤에서 태어난 스피니는 1955년부터 인형술사로 활동했고, 이후 1962년 ‘머펫(세서미 스트리트 세계관 속 인형들)의 창시자’ 짐 헨슨과 만나면서 명성을 얻었다. 이후 1969년 시작되는 세서미 스트리트에 머펫들이 주요 캐릭터로 등장하게 됐고 스피니는 그중 메인 캐릭터인 ‘빅버드’와 ‘오스카 그라우치’를 연기했다. 다른 머펫들과 달리 인형 안에 들어가서 조종해야 하는 ‘풀 보디 머펫’인 빅버드는 그 어떤 머펫보다 연기하기 어려운 캐릭터로 알려져 있다. 조종 난도만 높은 것이 아니라 출연 머펫들 중 독보적인 인기를 자랑하는 빅버드이다 보니 그는 방송 외에도 수많은 국가를 종횡무진으로 다니며 개별 공연을 했다.

1973년 미·중 수교 당시에는 리처드 닉슨 대통령과 함께 중국으로 날아가 ‘외교 사절’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다.

스피니는 2015년 이후 직접 연기는 그만뒀지만, 여전히 목소리 연기를 통해 빅버드를 연기해왔고, 84세인 지난해까지 활동했다. 빅버드와 오스카 외에도 스피니는 세서미 스트리트 내에서 그래니 버드나 엘모, 브루노 등도 연기했다. 현재 빅버드는 1998년부터 그와 공동 활동을 해왔던 매트 보글이 연기하고 있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스피니는 6차례의 데이타임 에미상과 두 차례의 그래미상을 받았다. 세서미 스트리트의 공동창업자인 조안 간츠 쿠니는 성명을 통해 “세서미 스트리트와 전세계의 어린이들에게 남긴 유산을 기억하며 그의 명복을 빈다”고 그를 추모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