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 인사권 휘두를까 우려

청와대 ‘하명수사 및 감찰무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추미애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법무부 장관 내정으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추 내정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하고 법무부 장관에 취임할 경우 내년 초에 인사권을 휘둘러 ‘윤석열 라인’에 칼을 들이댈 수도 있다고 보고 최대한 속전속결로 진실규명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추 내정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한 후 장관 업무를 시작하더라도 청와대를 타깃으로 한 수사는 검찰 인사 전에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추 내정자가 법무부 장관의 고유 권한인 인사권을 조기에 발동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사실상 검사들의 인사권을 보유한 법무부 장관이 현 정부 수사와 관련해 일종의 보복 내지 좌천성 인사를 단행할 경우 수사가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추 내정자가 장관 취임 후 내년 2월로 예정된 검찰 정기인사를 1월로 앞당겨 인사권을 행사한다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 하명수사 의혹,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무마 의혹 사건과 관련한 서울중앙지검, 서울동부지검 등 검찰 지휘 라인과 수사팀이 상당 부분 교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 추 내정자는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5일 “사법개혁과 검찰개혁은 이제 시대적 요구가 됐다”면서 “소명의식을 갖고 최선을 다해서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 사퇴 이후 주춤했던 검찰개혁을 이어나가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힌 것이다. 현재 법무부는 지난 7월 검찰 간부급 인사에서 대전과 대구, 광주 등 고등검사장 3자리와 부산, 수원 등 고검 차장검사 2자리,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등 총 6자리를 공석으로 남겨 놓고 있다. 검찰이 강제수사에 착수한 만큼 조직 안팎에서도 수사를 통해 최대한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분위기도 있다. 검찰은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에 대한 재소환 여부를 검토하는 한편, 전·현직 민정비서실 관계자들도 소환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지영 기자 goodyoung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