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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정아(여·29)·다비데(29) 커플

저(정아)는 이탈리아인 남자친구 다비데와 6년 연애 끝에 결혼합니다. 저희는 2012년 영국 런던에서 어학연수 중 만났어요.

같은 수업을 들으며 호감을 쌓아갔죠. 방과 후 맥주 한잔씩 하며 연애를 시작하게 됐어요.

처음엔 ‘이탈리아 남자는 바람둥이’라는 편견이 있었어요. 하지만 구걸하는 노숙자에게 음식을 챙겨주는 다비데의 자상한 모습에 반했죠. 돈 없는 학생이었던 저희는 런던 시내를 걸으며 ‘뚜벅이 데이트’를 했어요. 하루는 한식을 먹어본 적 없는 다비데를 위해 ‘불고기’를 만들어 줬어요. 젓가락질을 잘하지 못하는 다비데는 손으로 그릇이 바닥이 보일 때까지 음식을 싹싹 긁어먹더라고요. 이렇게 소소한 추억을 쌓으며 사랑을 키워갔죠.

하지만 세 달 뒤 다비데는 이탈리아 토리노로 돌아갔어요. 저 역시 한국으로 귀국하게 됐죠. 사실 전 이대로 헤어지게 되리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다비데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매일 저녁 연락하는 건 기본, 한국에까지 찾아와 저의 아빠를 따라 갈치낚시를 다니고 명절엔 전을 부쳤죠. 시차 8시간, 9000㎞ 거리를 극복해야 하는 연애가 쉽지 않았지만, 한국어를 배우고 제 손을 놓지 않으려 노력하는 다비데를 보며 용기를 얻었어요.

1년 전 저는 다비데를 따라 이탈리아로 왔어요. 그리고 지난달 프러포즈를 받았습니다. 한국말로 “나랑 결혼해 줄래?”라고 묻더군요. 저희 내년 2월에 한국에서 결혼합니다. 제 답을 들은 다비데는 저의 아버지에게 한국어로 편지를 썼어요. “방금 프러포즈했어요. 이탈리아에서는 아버지의 승낙도 받아야 해요. 허락해주시겠어요? 항상 정아의 손을 꼭 잡아줄게요.”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