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2일 광주 북구청 민원 주차장에서 한 직원이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공공기관 차량 2부제 실시에 대해 안내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달부터 공공부문차량 2부제
일부에선 일부러 車등록 안해

정부가 미세먼지 고농도 시기(12월∼내년 3월) 특별대책으로 내놓은 ‘공공부문 차량 2부제’에 대해 “애꿎은 공무원만 희생을 강요당하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날로 커지고 있다. 시행 닷새째에 돌입한 5일에도 정책 주무 기관인 환경부는 빗발치는 공무원들의 항의 전화를 받느라 곤욕을 치르고 있다.

공공부문 차량 2부제는 정부가 발표한 미세먼지 계절 관리제에 따라 변동 없이 시행에 돌입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울산, 세종 등 6개 특별·광역시에 소재한 9300여 곳의 공공·행정기관이 대상이다. 관용차 및 출퇴근 직원 자가용 등 모두 31만여 대에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과 관계없이 2부제가 적용된다. 기관장 차량도 예외가 없다. 다만 구급·비상용, 친환경, 통학·통근버스, 소방·경찰 등 특수목적, 임산부와 영·유아 통학, 민원인 차량은 제외됐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시행 후 첫 출근날인 2일 오전 8시 20분부터 정부세종청사에서 몸소 2부제 이행 실태를 점검했다. 공무원들에게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하고 계절 관리제를 설명하는 홍보 전단도 배포한 조 장관은 이 자리에서 “공공부문이 솔선수범할 때 ‘우리 모두가 미세먼지의 피해자이자 해결사’라는 국민적 인식의 변화와 동참이 가능하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지난 2일 정부세종청사 근처 공터 주차장은 장관 독려가 무색할 정도로 홀수 차가 가득했다. 홀수일에는 홀수 번호, 짝수일엔 짝수 번호 차량만 청사에 출입할 수 있다. 곳곳에서 주차관리인과 공무원 간 실랑이가 벌어졌고, 청사 주변 이면 도로에는 불법 주차가 난무했다.

공무원들은 정책의 희생양이 된 풍조에 연일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일부러 차량 등록을 하지 않는 공무원도 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는 ‘대중교통 이용 시 1시간 30분 이상’ ‘이동 거리 편도 30㎞ 이상’을 원거리 기준으로 설정했다. 주민등록등본과 지도에 주거지를 표시해 확인을 거쳐 차량 출입이 가능한 비표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공무원은 “기준 자체가 자의적이고 애매하다”면서 “대전~세종, 충남 계룡~세종·대전 등 출퇴근자는 원거리 통근임에도 기준에 맞지 않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고 토로했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