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박재욱 ‘타다’ 대표 작심발언
“일단 시장진입은 허용해줘야”

차량 호출 플랫폼 서비스 ‘타다’를 이끄는 박재욱(사진) VCNC 대표는 29일 문화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요즘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겠다”고 입을 열었다. 최근 국회에서는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른바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 상정을 위해 심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위기의 타다호(號) 키를 잡은 박 대표는 동요하는 직원과 드라이버(기사)에게 “지속 가능한 타다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독려하고 있다. 박 의원의 타다 금지법은 렌터카 기사가 관광 목적으로 6시간 이상 운행해야 하고, 대여·반납 장소도 공항·항만으로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렌터카 기사를 단기로 알선하는 형태로 도심을 운행하는 타다는 개정안대로라면 운행을 중단해야 한다.

박 대표는 “박 의원 개정안에는 운행차량 총량이나 기업 부담 기여금 규모 등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았다”며 “타다 문제는 145만 명의 이용자 이동권이 걸린 사항이자, 종사 드라이버만 1만1000명에 달하는 우리 사회와 매우 밀접한 산업으로서 마땅히 공청회와 같은 과정을 거쳐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최소한 사업 초기(3∼5년)에는 제한을 두지 않고, 실태조사 등을 벌여 기존 산업과의 상생 방안을 마련하는 ‘사후입법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울시 자료를 보면) 타다가 영업을 시작한 이후 택시 영업수입은 늘었다”며 “미국 뉴욕은 우버와 리프트 등 차량 호출 플랫폼을 TNC(교통 네트워크 회사)로 지정해 일단 시장 진입을 선(先) 허용한 후 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차량 대수와 기여금 규모를 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도 ‘포괄적 네거티브 방식(선 허용-후 규제)’으로 전환해 다양한 혁신 시도를 강조했다”며 “지금처럼 사업 예측이 안 되는 상황에서 어떤 스타트업이 대규모 투자를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박 대표는 타다가 현행법을 위반했다는 검찰 판단에 대해서는 “창업 전 다양한 법리 검토와 국토교통부 사전 검증도 받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요즘 스타트업 창업자들을 만날 때마다 위기감을 느낀다고 했다. 박 대표는 “타다 사례가 나오기 전에는 창업자들이 미래지향적인 이야기를 많이 했다”며 “그러나 지금은 ‘타다처럼 안되려면 튀지 말자’고 이야기하는 것을 볼 때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