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국적기 미게양… 船名도 없어
中어선들에 섞여 불법환적 의혹

27일 서해상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했던 북한 상선이 ‘북한 국적기’를 달지 않고 선명(船名)도 표기하지 않은 상태에서 중국 어선군에 섞여 있다가 이탈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군이 이 상선이 우리 영해에 머문 16시간 50분 동안 10여 발의 함포 경고사격을 가해 퇴거 조치를 했지만, 선박의 항해목적 등을 파악하기 위한 승선 조치 등을 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북한 봐주기’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 상선이 중국 어선군에 섞여 있었다는 점에서 해상 불법 환적 등 대북제재를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문도 나온다.

28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 상선 1척은 27일 오전 5시 50분쯤 백령도 서북방 공해상에서 중국 어선군에 섞여 있다가 대열을 이탈해 오전 6시 40분경 백령도 서쪽 해상으로 NLL을 월선해 남하했다. 백령도 전탐감시대의 고성능영상감시체계 및 해경정이 이 상선과 10여 차례 통신을 시도했으나 선박은 응답하지 않았고, 이에 해군 호위함·초계함·고속함 등이 정확한 식별을 위해 현장으로 이동했다. 해군은 근접해서 선창 상단에 적힌 국제해사기구(IMO) 선박식별번호를 검색한 뒤에야 북한 상선임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해당 상선과 통신한 결과 기관고장과 기상악화로 수리를 위해 남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는 이 선박이 선명을 표기하지 않고 중국 어선군에 섞여 이동했다는 점에서 의문을 표하고 있다. 중국 어선과 해상 불법 환적을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으로, 이 경우 유엔 대북제재 위반이기 때문에 군이 승선 및 탐색을 했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