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21일 서울 종로구 와룡동에 문을 연 ‘서울우리소리박물관’을 찾은 한 시민이 과거 농사를 짓는 과정에서 불렸던 전통 민요를 감상하고 있다. 연합뉴스

- 종로에 ‘우리소리박물관’ 개관

음원 찾아 듣고 사료 검색 가능
LP음반·옛 음악교과서 등 소장
무형문화재·국악인 소리기부도
市, 한옥마을과 함께 관광코스로

서울 종로구에 지금은 듣기 어려워진 전통민요를 들으며 한옥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서울시는 앞으로 박물관을 인근의 창덕궁·익선동 한옥마을과 함께 전통문화 체험을 주제로 한 관광코스로 적극 육성·홍보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21일 종로구 와룡동 지상 1층∼지하 2층 규모의 한옥 내부에 ‘서울우리소리박물관’을 조성·개관했다고 22일 밝혔다. 박물관은 전체 면적 1385㎡에 음원감상실(1층), 상설전시실(지하 1층), 영상감상실(지하 2층)로 구성됐다. 우리소리박물관은 전국 각지의 ‘향토민요’ 2만 곡을 듣고 경험할 수 있는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민요 전문 박물관이다. 이 중 2000여 곡은 박물관 조성 소식을 접한 국가무형문화재와 전문 국악인들이 직접 기부해 화제가 됐다. 지금은 보기 힘든 LP음반과 옛 음악교과서, 공연의상 등 실물 유산 5700여 점도 함께 보존돼 있다.

창덕궁과 마주해 있는 한옥 건물 1층엔 카페처럼 되어 있는 ‘음원감상실’이 있다. 탁자에 앉아 차를 마시며 서민의 삶과 애환을 담은 민요를 감상할 수 있다. 지하 1층 ‘상설전시실’에서는 과거를 재현한 그림·조형물 앞에 마련된 나팔관에 귀를 대고 다양한 향토민요를 들어볼 수 있다. 지하 2층 ‘영상감상실’은 벽면을 가득 채운 대형 스크린과 고음질 음향시스템을 갖추고 아름다운 자연의 소리와 영상을 재현한다.

1층 별채에는 ‘우리소리 아카이브’가 있다. 2만 곡을 넘는 향토민요 음원 전체를 체계적으로 분류해 보존하고 있는 장소다. 전시실에서 듣지 못한 더 많은 사료를 자료검색대를 통해 검색한 후 들어볼 수 있으며 학술자료 제공용 서적과 CD플레이어도 준비돼 있다. 박물관 인근에는 2016년 생긴 국악전문 공연장 ‘서울돈화문국악당’이 있다. 서울시는 궁중음악 중심의 국악당과, 향토민요 전문인 우리소리박물관을 조화롭고 균형 있게 보존해 ‘돈화문 국악로’로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우리소리박물관’은 매주 화요일∼일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박물관 관련 세부 정보는 서울시 홈페이지(www.seoul.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앞으로 ‘우리소리박물관’과 ‘돈화문 국악로’가 우리 전통문화 계승과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