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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룡 부산지방경찰청장

닷새 뒤인 오는 25일부터 27일까지 사흘 동안 세계적인 항구도시 부산(釜山)에서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국가들은 지난 30년 동안 중국·미국에 이어 우리나라의 세 번째 교역국으로 부상했고, 방한 관광객도 중국 다음으로 많아 대한민국 외교와 경제의 핵심 동반자로 중시되고 있다. 정부는 아세안 10개국 정상이 참가하는 이번 정상회의가 아세안 각국의 발전 전략과 조화를 도모하는 ‘신(新)남방정책’을 바탕으로, 미래 동반성장의 상생 협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세계의 이목이 정상회의 개최 장소인 부산으로 쏠리고 있는 가운데, 이번 행사가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외교 행사인 만큼 경찰에서도 행사의 안전과 질서 확보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2010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2014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등 대규모 국제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경험과 역량이 있다. 하지만 현장 상황은 여러 요인에 의해 언제든지 변할 수 있는 만큼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는 것이다.

경찰은 행사 기간에 갑호비상근무를 통해, 적재적소(適材適所)에 충분한 경찰관과 장비를 배치해 참가국 정상들에 대한 완벽한 경호 안전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지하철역과 다중 이용 시설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아주 작은 테러 위협까지도 세심하게 살피고 있다.

다만, 2014년 부산에서 개최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비교했을 때, 교통을 전면 통제하지 않고 필요한 시간과 장소에서 순간적으로 통제하는 등 시민의 불편이 최소화되도록 노력하고 있는 점은 그때와 달라진 부분이다. 경호 행사의 영향으로 민생 치안에 공백이 발생치 않아야 하는 것도 중요한 목표임은 물론이다.

올 들어 부산·경남·울산 경찰이 함께하는 동남권경찰협의체를 운영 중이고, 시민들을 지속적으로 불편, 불안하게 하는 생활폭력 근절에도 힘쓰고 있다. 특히, 행사 기간에는 지구대·파출소 등 지역 경찰을 2부제 근무로 전환해 각종 사건 사고에도 빈틈없이 대비하는 등 시민들의 일상적 안전을 위해 더욱 철저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이번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비단 경찰뿐만 아니라, 경호처와 부산시, 소방과 군 등 관계기관 모두가 조직의 명운을 걸고 행사의 안전과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몸으로 느끼고 있다.

하지만, 국제 행사는 정부 기관의 힘만으로는 결코 성공시킬 수 없음을 과거 여러 사례를 통해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 개최됐던 수많은 국제 행사의 성공적인 마무리 뒤에는 바로 국민의 관심과 성원 그리고 성숙한 시민의식이 있었다. 각종 교통 통제에 따른 불편을 감내하면서도 기다려 주는 여유, 차량 운행 2부제에 대한 자발적인 동참, 그리고 대한민국을 방문한 외국의 국빈과 기업인 등을 따뜻하고 친절하게 맞이하는 성숙한 마음이 바로 그것이다.

또한, 수준 높은 준법 의식을 바탕으로 기초 질서를 준수하는 것은 물론, 깨끗한 뒷정리까지 잊지 않는 시민들의 정성과 배려가 더해져 전 세계인에게 깊은 감명과 감동을 선사하게 될 것이라 믿는다. 곧 개최될 국제 행사의 경호 경비를 맡은 경찰 책임자로서 소임에 충실할 것을 다짐하면서, 국민의 아낌없는 협조와 성원을 기대한다. 국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이번 특별정상회의가 우리 모두와 아세안 국민의 축제의 장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경찰은 최선을 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