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총체적 위기’다. 어려운 외부 여건에 문재인 정부의 정책 실패가 더해지며 경제와 외교안보가 휘청이고 있다. 경기침체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정부는 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겨냥한 ‘선심성 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한·일 갈등은 문재인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으로 이어지면서 한·미·일 3각 협력을 넘어 한·미 동맹까지 흔드는 수준에 이르렀다.

■ 포퓰리즘

문재인 정부가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대규모 재정을 투입하는 사회간접자본(SOC) 건설투자 계획을 남발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편성한 초(超)확장적인 내년 예산안도 ‘퍼주기’식 재정(국민 세금) 일자리와 미래 세대의 부담으로 고스란히 전가될 복지 확대 등 선심성 재정 남용으로 점철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브레이크 없는 총선행 망국(亡國) 열차’라는 비아냥이 나온다.

1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남부내륙철도(4조7000억 원 규모) 등 전국 23개 지역, 총 24조 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는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 대상으로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차례대로 공사가 시작된다.

정부가 올해 500억 원 이상 신규사업에 반드시 적용해야 하는 예타를 면제한 배경에는 내년 총선을 고려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미 지방자치단체 주민을 비롯한 건설사들은 예타 면제를 적극적으로 환영한 바 있다. 여기에 정부는 대규모 재정 투입이 필수인 수도권 광역철도 비전도 발표했다. 예산계획 등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비전에 불과했지만, 수도권 주민들의 표심을 자극하기에는 충분했다는 평가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기 부진의 늪에 빠진 한국 경제가 정치적 이슈인 선거에 휘둘리면서 야기할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민철·박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