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예규 이행지시 공문
사실상 수사보고 받겠다는 취지
검찰총장 패싱…직접통제 의도

법무부가 대검찰청과 협의도 없이 법무부 장관이 3개월마다 받는 ‘감독보고’를 ‘인사복무평가’에 반영하고 주요 활동 보고까지 요구하는 지침을 일선 지청과 지검에 내려보낸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이는 일선 검찰의 핵심 업무인 ‘수사 내용’을 사실상 보고받겠다는 취지로 검찰 조직을 법무부에서 직접 통제하고 감독·감찰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파악된다. 법무부의 ‘검찰총장 패싱’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5일 문화일보 취재 결과 법무부 검찰국은 지난 12일 일선 지검과 지청에 ‘감독보고에 포함될 내용 및 충실 이행 지시’라는 공문을 내려보냈다. 공문에는 “형사·공판부 강화 등 법무부의 검찰개혁방안 이행 상황을 잘 보고할 것” “보고한 자료는 각급 기관장과 검사, 직원의 복무 평가 인사에 적극 반영하도록 할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지검장과 지청장들은 그동안 ‘감독 보고 요령’이라는 법무부 검찰국 예규에 따라 3개월에 한 번씩 소속 검찰청의 특이사항이나 법무부의 지원이 필요한 부분 등을 보고해왔다. 수사 사전보고는 아예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검찰은 법무부의 공문을 일선 청의 수사를 검찰총장이 지휘·감독하는 원칙에서 벗어나 법무부 장관이 업무보고 형태로 수사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열어둔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청 관내 특이사항이나 애로사항 보고 같은 기존의 통상적인 보고로는 인사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면서 “결국 핵심인 수사 내용이 포함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법무부가 앞으로 ‘감독보고 강화’와 ‘검찰보고사무규칙 개정’이라는 투 트랙으로 검찰총장은 물론 일선 검찰까지 모두 직접 통제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앞서 김오수 법무부 장관 권한대행은 지난 8일 청와대에서 열린 반부패협의회 이후 문재인 대통령에게 검찰보고 사무규칙 개정안을 보고했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