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일반에 공개된 이지스함 ‘류성룡함’ 해군이 10일 부산 영도의 국제크루즈터미널 부두에서 공개한 7600t급 이지스함 서애 류성룡함을 관람하기 위해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美, SMA 틀 깨는 파격적 요구
기존의 5∼6배 47억달러 주장
韓으로선 받아들이기 힘들어
20억달러 안팎서 타결 전망도

동맹 간 균열 확산 차단 위해
양국 정상 조기등판론 등 제기

한·미가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에서 큰 이견 차를 보이면서 향후 예상되는 동맹 간 균열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양국 정상의 ‘조기 등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기존 SMA의 틀을 깨는 파격적 요구를 내놓으면서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고난도 협상이 예상되는 만큼, 연내 타결을 위해선 정상 간 담판을 통한 ‘톱-다운’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11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한·미 당국은 이달 중 서울에서 3차 방위비 협상 회의를 조율 중이지만, 양측 입장 차가 커서 개최 일자 확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기존 1·2차 협상에서 제시한 대로 기존 주한미군 외에도 유사 시 한반도를 지원하는 미군 자산의 유지 비용을 포함한 47억 달러(약 5조4562억 원)에 가까운 5조 원대 분담금을 요구하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협상 시한이 한 달 반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예상 타결액과 관련해 2조 원, 3조 원, 5조 원대 등 다양한 전망이 제기될 만큼 협상도 안갯속인 형국이다.

이에 따라 정부·학계에서는 구체적인 항목을 하나하나 뜯어서 협상하는 방식으로는 연내 타결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요구 항목과 산출 근거가 불분명할 뿐만 아니라, 한·미 동맹의 기본적인 성격을 바꿔놓는 내용이 논의될 수 있는 만큼 양측 협상팀이 실무선에서 정리하기 어렵고, 결국 정치적 결정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협상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상황에서는 조기에 정상 간 담판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게 한·미 동맹에 주는 부담이 적다는 이야기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여태까지 방위비 협상은 늘 연말까지 미루다가 막판에 정치적 결정으로 타결됐다”며 “세세하게 따지고 들어가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예측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2∼3개 가능한 안을 놓고 협의를 하는 것이 현실적인데 한반도 밖의 전략자산을 포함하는 안이나 호르무즈 해협 등 한국에 안보 이익을 가져다주는 항목도 포함하는 안이 검토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상 간 담판이 우리 측에 유리하게 작용할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담판을 통해 미국이 5조 원대 분담금 요구를 철회한다고 해도 2019년 분담금인 1조389억 원의 1.5∼2배가량인 20억 달러는 한국 측이 부담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신 센터장은 “최종 담판을 정상 간에 한다고 하면 부담이 커지는 셈으로, 이왕이면 협상팀 선에서 마무리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20억 달러 안쪽으로 타결이 될 수 있지만 공평한 분담을 주장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이 액수를 받을지는 미지수”라고 전망했다.

김영주·손고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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