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치료 ‘리셋’ FDA 첫 허가

국내에서는 생소한 개념인 ‘디지털 신약’은 해외에서 주목을 받으면서 성장하고 있는 분야다. 융복합혁신제품지원단(이하 지원단)의 출범으로 업계는 디지털 신약과 같은 새로운 의료제품의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디지털 신약은 기존의 먹는 알약이나 주사제가 아닌 디지털 기술(소프트웨어)로 환자를 치료하는 새로운 개념의 치료제다. 2017년 9월 미국 스타트업 페어 테라퓨틱스의 중독 치료 애플리케이션 ‘리셋(reSET)’이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의약품으로 허가를 받으면서 디지털 신약과 관련 산업에 대해 관심이 집중됐다. 리셋은 중독에 대한 정신 치료 방법의 일종인 ‘인지 행동 치료’를 텍스트, 비디오, 그래픽 등을 통해 제공하는 앱이다. 페어 테라퓨틱스가 FDA에 제출한 임상시험 자료에 따르면 중독 환자 중 기존 치료의 횟수를 줄이면서 리셋을 함께 사용한 환자의 금욕 유지 비율이 40.3%로 기존 치료를 지속한 경우(17.6%)보다 두 배 이상으로 높았다. 리셋은 마약성 진통제를 제외한 알코올, 코카인, 마리화나 중독의 치료 효과를 인정받아 FDA 승인을 획득했다.

지난해 12월에는 페어 테라퓨틱스와 산도스가 공동으로 개발한 마약성 진통제 의존 장애 환자 치료를 위한 앱 ‘리셋오(reSET-O)’가 두 번째 디지털 약으로 FDA 승인을 받았으며 또 다른 업체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용 비디오게임과 모바일 앱의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4일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가 발표한 ‘디지털 치료제 개발 동향’에 따르면 미국 내 시장규모는 2017년 8억9000만 달러에서 연평균 30.7%의 높은 성장률로 성장해 2023년에는 44억2000만 달러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의료 분야에서 계속 새롭게 등장하는 제품들에 대응하기 위해 발족한 지원단은 현재까지는 업계로부터 만족스러운 반응을 얻고 있다. 지원단 출범 6개월 뒤인 지난 9월 진행된 업계 대상 설문 조사에 참여한 업체들은 지원단 발족에 따른 편리성 측면에서 전체의 61.9%가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또 신속성, 만족도 등 다른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우세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지원단 운영을 통해 우리나라의 디지털 신약 등 새로운 분야에 대한 대응력을 꾸준히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