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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달 ‘납북피해자 대회’ 참석

납북가족들, 정부 문제해결 촉구

내달 22일 서울에서 열리는 ‘북한의 납치 및 억류 피해자들의 법적 대응을 위한 국제 결의 대회’ 참석차 방한하는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모(사진)가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한 정부 고위 당국자와 접촉할지 주목된다.

2017년 북한에 억류됐다가 풀려난 뒤 고문의 후유증으로 숨진 웜비어의 부모는 최근 북한 정권을 상대로 한 손해 배상 청구 소송에서 승소했고, 세계 각국에서 열리는 대북 인권 관련 집회와 행사 등에 참석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웜비어 부모와의 면담을 통해 북한 인권에 대한 메시지를 발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역대 대통령은 북한에서 피해를 입은 주요 인사들과 면담을 했지만, 문 대통령은 그동안 그런 자리를 갖지 않아 북한을 너무 의식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기도 했다.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가족회)는 내달로 예정된 결의대회에 미국 웜비어의 가족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 가족회가 웜비어의 부모를 초청한 것은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적인 연대를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국 정부가 납북자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하는 의미도 있다.

웜비어는 북한에 17개월간 억류됐다가 2017년 6월 13일 혼수상태로 석방된 뒤 6일 만에 사망했다. 웜비어의 부모는 지난해 4월 미국 법원에 북한을 상대로 손해 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같은 해 12월 5억114만 달러(약 5860억 원)의 승소 판결을 받았다.

2018년 평창올림픽 개회식 참석차 방한했지만 문 대통령 등 한국 고위 당국자와의 면담 기회는 갖지 못했다.

이미일 가족회 이사장은 “우리나라에 납북자가 10만이나 되는데도 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만나서 이 문제를 거론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남북, 미·북 대화의 동력 살리기에 집중 중인 문재인 정부가 당장 납북자 문제와 관련한 대북 메시지를 발신하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현아·김영주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