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 CJ헬로 결합
공정위, 기한 넘기고 또 유보
일자리 불안·투자 위축 불러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LG유플러스와 CJ헬로 기업결합 심사 합의 유보를 발표하면서 케이블방송업계 고용과 투자 위축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공정위의 기업결합 법정 심사기한은 연장기한까지 포함해 총 120일이지만, 이미 기업결합 심사는 220일을 넘긴 상태다.

공정위의 예상 밖 제동에 SK텔레콤과 티브로드의 합병도 차질을 빚고 있다. SK텔레콤과 티브로드 간 기존 합병기일은 2020년 1월 1일이었지만, 두 달 후인 3월 1일로 미뤄졌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다음 달 6일 SK텔레콤과 티브로드 합병 건 심의와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건을 함께 논의한다. 공정위는 지난 17일 LG유플러스-CJ헬로 기업결합 심사 합의를 유보했다. 지난 4월 합병 심사를 신청한 SK텔레콤도 공정위 심사 지연으로 티브로드와의 합병에 애를 먹고 있다. 이처럼 공정위가 심사를 미룬 데는 ‘교차판매 금지 조건’을 두고 견해차가 컸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교차판매를 통해 독과점 사업자가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를 묵과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공정위는 LG유플러스에 보낸 심사보고서에서 인수 시 CJ헬로 유통망에서 LG유플러스 인터넷TV(IPTV)를 판매하지 않는 조건을 붙였다.

문제는 공정위의 심사 결정이 지체되면서 케이블 업계는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CJ헬로 노동조합은 “정부의 규제 일변도 케이블 산업정책과 2015년부터 요동친 방송통신시장 융합 속에서 심각한 고용불안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정위는 2015년 SK텔레콤의 CJ헬로 인수를 217일간 심사한 후 불허한 바 있다. 상황은 티브로드도 마찬가지다. 협력업체 직원들은 SK텔레콤에 고용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공정위 심사가 지연되면서 내년 초 케이블에 진행하려던 투자 계획을 대폭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공정위 심사가 장기화될 경우 자칫 케이블 산업 생태계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