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과방위 국감

“여기자 희롱 발언 내일중 대응”
野 “KBS, 與인사에 굴복당해
인터뷰유출 지적 외압 느꼈나”

與 “유시민, 외압 아니다” 엄호
“KBS 대응엔 일부 미숙한 점”

17일 KBS를 상대로 진행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는 최근 불거진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KBS 외압’ 논란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야당 의원들은 “KBS가 여권 핵심 인사의 외압에 굴복했다”며 양승동 KBS 사장의 사퇴를 강하게 촉구했다. 반면 여당은 KBS의 대응 미숙은 인정하면서도 외압은 아니라며 유 이사장을 적극 엄호했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과방위 국감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의 자산관리인 김모 씨와의 인터뷰 내용을 검찰에 유포했다는 유 이사장의 지적 이후 KBS가 외부조사위원회·특별취재팀 등을 구성하기로 한 것을 문제 삼으며 양 사장을 강하게 질타했다. 김성태 한국당 의원은 “양 사장이 기자들 항의는 듣지 않고, 권력의 목소리에만 귀를 기울이고 있다”며 “유 이사장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한다던 기세가 하루 만에 180도 바뀌었는데, 이거야말로 유 이사장과 양 사장이 내통하고 있다는 증거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앞서 유 이사장은 지난 8일 개인 유튜브 방송에서 “KBS 기자가 (조 전 장관 아내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자산관리인 김모 씨와 인터뷰를 하고도 보도하지 않았고, 그 내용을 검찰에 유포했다”고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노트북에 ‘KBS 근조’ ‘국민의 명령이다. 양승동 나가레오!’ 등의 글귀를 붙이는 등 양 사장의 사퇴를 강하게 촉구하기도 했다. 실제 박성중 한국당 의원은 이날 “이번 유 이사장 사태도 있는데 사퇴할 생각은 없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양 사장은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서는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KBS 경영진의 대응이 일부 미숙했던 점이 있다”면서도 “다만 한국당이 구성원에게 근조 표현까지 써 가면서 유인물을 부착하는 건 KBS 구성원 전체에 대한 심각한 모욕”이라고 지적했다.

양 사장은 이날 여야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 “나름대로 대응했지만 사회적 논란과 파장이 커진 것에 대해 저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지난 15일 유 이사장이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서 한 패널이 KBS 여기자에 대해 성희롱성 발언을 한 것과 관련해 “빠르면 내일(18일)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장병철·윤명진 기자 jjangbeng@munhwa.com